10살 초등학생 아들과 아내를 대리해 ‘역사교과서 국정화 행정고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 장덕천 변호사는 12일 “가족회의를 3번 했다”고 말했다.

장 변호사는 이날 오후 ‘go발뉴스’ 팟캐스트 ‘민동기의 뉴스박스’와의 인터뷰에서 “초등학생 아들이 처음부터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고 국정제, 검인정제, 자유발행제의 장단점을 설명해주니 하자고 하더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앞서 장 변호사는 지난 11일 역사교과서 국정화 확정고시가 교과서 선택권 침해 등 헌법상 교육의 자주성·정치적 중립성에 위배된다며 아들과 부인을 청구인으로 해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장 변호사는 “한국사 국정교과서는 국가가 의도하는 특정한 역사관을 일방적으로 주입시키자는 것으로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제도”라고 주장했다.

정부의 국정화 강행 배경에 대해선 장 변호사는 “이승만이 반민특위를 해체한 이후 친일부역세력들이 대한민국 상류세력으로 대를 거듭해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며 친일세력과 뉴라이트의 흐름으로 짚었다.

장 변호사는 “역사학계에서도 90년대 후반까지 진보, 보수 모두 친일청산, 역사 바로세우기를 요구했는데 뉴라이트 세력이 등장해 ‘식민지 근대화론’이라는 이론적 토대를 제공했다”며 “이들이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에서 역사 바로세우기를 하자 반발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 변호사는 “박근혜 정부 들어와 박정희 친일·독재미화와 입장이 맞아떨어졌다”며 “그동안 폭넓게 축적해 왔던 힘들을 바탕으로 장악해가는 흐름 중 꼭지점을 찍는 게 역사교과서”라고 주장했다.

헌법재판소의 보수적 판결 우려와 관련, 장 변호사는 “그간 판결을 보면 이념적 분쟁이 심각하게 일어나는 사건들 중에도 이념적 분쟁과 무관하게 법리적으로 판단한 사례가 많다”며 “이번 헌법소원 청구도 정치적 배경보다는 법리적 문제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또 “과거 헌재도 교과서는 국정제보다는 검인정제, 자유발행제가 헌법 이념을 고양하고 국사교과서는 다양한 견해를 소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밝힌 적도 있다”며 1992년 헌법소원 사건을 상기시켰다.

장 변호사는 “단순히 정부가 일을 잘못하고 있다라는 문제가 아니라 다음 세대의 교육제도를 건드리는 것이고 이론적 배경을 뉴라이트로 하겠다는 것”이라며 “절대 용납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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