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내부 문건에서 스스로를 “현행 선거 제도의 최대 수혜자”로 규정, 야권이 요구한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할 경우 “새누리당의 단독 과반수 의석은 무너진다”며 선거법 개정 불가 입장을 확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노컷뉴스>에 따르면, 새누리당은 야권이 요구한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지난 19대 총선에 적용해 주요 정당의 이해득실을 예측한 시뮬레이션을 실시해 이를 ‘대외비’ 문건으로 작성했다.

<노컷>이 입수한 ‘독일식 권역별 비례대표제도 시뮬레이션’이라는 제목의 문건은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할 경우 따르게 되는 위험성을 지적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있다. 이는 지난 5월 지도부에 보고됐다.

문건은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19대 총선에 적용해본 결과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현 새정치민주연합)의 의석점유율은 각각 평균 3.98%, 3.44%씩 감소한 반면, 통합진보당은 6.03% 증가했다”며 “독일식 비례대표제를 도입되면 새누리당의 단독 과반수 의석은 무너진다”고 경고했다.

실제 시뮬레이션 결과는 점유율 기준으로 새누리당이 영남에서 7.73% 감소하고, 호남에서 0.84% 증가하는 데 그치는 것으로 나왔다. 반면 민주통합당(현 새정치)은 영남에서 4.93% 증가하고, 호남에서 3.18% 감소했다.

이같은 결과에 새누리당은 “새누리당이 호남에서 얻는 의석수는 상징적인 수준인데 반해 민주통합당은 영남에서 의석이 대폭 신장된다”고 평가하며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은 시기상조”라는 결론을 내렸다.

문건은 ‘결론’ 구절에서 “새누리당은 현재 지역구 비례대표 병렬식 선거제도, 소선구제 하에서 과대 대표되는 정도가 가장 큰 정당”이라며 “현행 선거법의 최대 수혜자 정당”이라고 명시했다.

새누리당이 이미 2개월 전에 실증적 자료를 근거로 “현행 비례대표제를 규정한 공직선거법을 개정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야당과의 협상에 임해왔기 때문에 야권 등의 비난이 예고되고 있다.

해당 보도를 접한 네티즌들은 “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당하게 된다’는 플라톤의 말이 생각나게 하는 기사군요’(k***)”, “새정치혁신위 역시 이런 문제 정확히 파악하고 내린 처방이었군요 파이팅입니다”(오로*),

“선거제도를 더욱 바꿔야 한다는 확신이 든다”(불꽃**). “그래서 선거법 개정 반대하면서 야당 개정안에 대해 망국적 발상이니 뭐니 하면서 나라 생각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얘기했구만?”(빠빠**), “알았으면 개선을 해야지 유리하다고 계속 고~ 한다는거야? 이래서 나라가 개판인게지”(저공**) 등의 비난 반응들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