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화문광장에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농성장이 마련된 지 1년 만에 세월호 농성장이 희생자 추모공간으로 변신했다.

11일 오후 4시16분부터 세월호 농성장에서는 4월16일의 약속 국민연대(이하 416연대)와 세월호 연장전 기획단 공동주최로 ‘광화문 세월호광장 새단장식’과 지신밟기 행사가 열렸다.

본격적인 행사 진행에 앞서 4·16가족협의회 유경근 집행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세월호의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함께 하겠다는 국민들의 마음이 모아져 세월호 농성장이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했다”면서 재능기부로 농성장 새단장에 참여해준 자원봉사들과 시민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유 위원장은 이어 “광화문 농성을 시작한 지 1년이 됐지만 여전히 바뀐 건 아무것도 없다”고 토로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들과 함께 하는 모든 시민들이 이곳을 중심으로 세월호의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함께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마이크를 넘겨받은 세월호 농성장 새단장을 총괄한 건축가 주대관 씨는 농성장을 추모공간으로 재정비함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시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주씨는 “농성이 정부를 상대로한 싸움이라고 한다면 추모공간은 시민들과 함께 한다는 의미를 지닌다”고 설명하면서 “시민이 함께 한다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게 희망이다. 시민을 이길 수 있는 정부는 어디에도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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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새단장식에는 세월호 유가족을 비롯해 박원순 서울시장 그리고 300여명의 시민들이 함께 자리했다.

박원순 시장은 “추모공간으로 재정비된 광화문광장이 농성장의 의미를 넘어서 많은 시민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기억과 성찰의 공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서울시도 함께 유가족들의 어려움과 슬픔에 함께하고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또 “진작 해결되었어야 할 일들이 해결되지 못하고, 아직까지 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유가족들을 보면서 죄송한 마음과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면서 “아직도 미수습된 9명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때까지 함께 하겠다”고 덧붙였다.

발언을 마친 박원순 시장은 유가족들과 함께 희생자 분향을 마친 후 만장에 소원을 적는 시간을 가졌다.

박 시장은 만장에 “슬픔의 바다를 건너 평화와 행복의 길로”라는 소원을, 유가족들과 시민들은 “실종자 수습과 인양이 최우선이다!”, “함께하는 시민” 등의 글귀를 적어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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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송경동 시인의 시낭송을 시작으로 지신밟기가 진행됐으며 노래공연과 퍼포먼스 등 문화예술인들의 예술공연이 이어졌다. 또 광장주변에서는 문화예술작품 전시 및 시민참여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광화문 세월호 농성장은 기존 농성장 개념에서 세월호 사고의 의미와 유가족의 뜻을 알릴 수 있는 홍보 및 기억의 장소로 재정비됐다.

유가족들과 농성자들이 머물던 천막은 3개동으로 통합됐으며, 나머지 천막은 분향소와 상황실, 전시실, 휴게실로 재정비됐다. 또 천막 주변에 전시된 조형물과 기록물도 대거 정리해 광장 경관도 개선됐다.

한편, 이날 저녁 7시부터는 “광화문 세월호광장 1년 ‘다시 만나는 약속들’ 문화제”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