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가 계파문제 해결을 위해 ‘종이 당원’을 막아내고 상향식으로 대의원을 선출하는 혁신안을 내놨다.

김상곤 혁신위원장은 1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제3차 혁신안을 내놨다.

김 위원장은 “낡은 캐비닛에 쌓인 종이 당원이 아니라 당을 사랑하는 진정한 당원이 당무에 참여하고 당론을 결정하는 당원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종이당원, 선거용 급조 당원을 막기 위해 당비 납부 본인 확인 절차 강화를 골자로 한 혁신안을 발표했다.

▲ 제3차 혁신안을 발표하는 새정치민주연합 김상곤 혁신위원장. <사진제공=뉴시스>

이를 위해 혁신안이 발표한 세부사항은 △당비 대납 원천방지 방안 마련 △체납 당비 납부 금지 기간 강화(선거직전 1개월→3개월 이내) △당비 납부 기준 강화(선거권 부여 당비 납부 회수 기준 기존 연3회 이상→ 연6회 이상) △(권리당원) 당비 납부 통지제 실시 △불법당비신고센터 운영 △신규 당원 교육·연수 의무화 등이다.

이에 대해 혁신위 임미애 대변인은 “평시에는 당비를 내는 당원이 10~11만 명 수준이었다면 선거 때는 25만~30만원으로 늘어난다”며 “입금자 이름이 확인되지 않는 무통장 입금, 대납 문제를 차단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현행 새정치연합 당헌, 당규는 종이 당원이라는 사실이 확인되면 당원권을 박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번 혁신안은 지금까지 제재 규정이 사후 처벌에 머물러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됐다면 앞으로는 본인 확인 인증절차를 강화해 사전에 막겠다는 취지다.

대의원 상향식 선출제 확대·외부인사 강화한 당무감사원 설치

혁신위는 또 지역위원장의 독점적지배구조 철폐를 위한 대의원 상향식 선출제 확대방안을 제시했다.

세부사항은 △지역대의원의 상향식 선출제 실시 △전국대의원대회 대의원 선출규모 70%확대(기존 50%) △권리당원 총회 통한 지역대의원 선출이다.

이와 함께 혁신위는 책임 있는 당직 수행을 위한 당무감사원제와 선직출직 당직자 소환 요구가 가능한 당원소환제 도입 방안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혁신위는 △당무감사원 설치 및 당무감사원의 상시적인 직무감사·감찰 실시 △당무감사원 업무에 사무직 당직자에 대한 당무 감사 포함 △외부인사 3분의 2 이상 위원 구성 원칙을 제시했다.

기존의 지역위원장과 같은 지역 토호들이 주로 선거 철 당비 대납을 통해 ‘종이당원’을 모집하는 방식을 사용해왔다. 때문에 신진 정치인들의 진입에 저해요소가 된 ‘종이당원’ 문제가 오랫동안 제기돼 온 것은 사실이다.

“당 풀뿌리 조직 강화 안도 나와야…자꾸 외부인사를 통한 문제 해결 안 돼”

오래된 관행이었던 당비 납부 문제 해결을 위한 혁신안에 찬성하면서도, 자칫 당의 풀뿌리 조직을 완전히 허물어뜨리는 방향으로 가면 패착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사)의제와전략 더모아의 윤태곤 정치분석실장은 ‘go발뉴스’와 통화에서 “당비 대납은 없애야겠지만, 당의 토대가 됐던 기존의 조직들을 완전히 허물어뜨리는 방향으로 가면 패착”이라며 “새정치연합의 풀뿌리 조직들이 거의 죽은 상태인데, 이것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이 같이 나와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당원을 끌어 오는 것이 혁신”이라며 “당비 대납을 막겠다는 것은 당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다. 실질적으로 돌아가는 지역위원회를 만드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윤 실장은 혁신위의 당무감사원에 외부인사 3분의 2 이상 구성안에 대해서는 “당의 일은 당 안에서 해결을 해야 한다”며 “당원도 뽑기 힘든 마당에 당의 일을 자꾸 외부 인사에 맡기고 의존하는 쪽으로 가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중요한 시기에 어쩔 수 없이 외부인사를 영입해서 외과수술을 하는 것은 필요악이라고 할 수 있지만, 지속적·제도적으로 외부인사를 3분의 2 이상으로 구성하는 것은 맞는지 모르겠다”며 “회피하고 우회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