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기습’ 알바노조 “금수저? 쇠수저라도 물고 싶다”

알바노조, 경영계 9년 연속 최저임금 동결안 제시에 ‘분노’ 시위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히고 동결안을 내놓은 것에 분노한 알바노동자들이 경총 입구에서 기습 시위를 벌이며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을 외치고 있다.

알바노조 조합원 14명은 25일 오전 8시 30분부터 마포구 한국경영자총협회 입구 앞에서 기습 시위를 벌였다. 경영계가 9년 연속 최저임금 동결안을 제시하고 있는 데에 대한 항의 시위인 것이다. 오전 10시 45분 현재까지 이들의 시위는 계속되고 있다.

한 조합원은 확성기를 들고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지는 못했지만 쇠수저라도 물어야 되지 않겠나”라며 “최저임금 만원은 대한민국 사회 전체에 반영한 노동 불균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다”고 경총에 인상안을 요구했다.

또 다른 조합원은 “어떻게 그렇게 매년 동경을 주장할 수 있나. 알바노동자들 착취해서 번 돈으로 주식 투기하고 배당 받고 부끄럽지 않나”라며 “모두 노동자들에게 정당하게 지불해야 할 임금, 권리들 착취해서 자신들의 배를 불리고 있는 것을 부정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그는 “그렇지 않고서야 우리가 이렇게 낮은 삶의 질을 유지할 이유가 없다. 누군가는 착취하고 있고 누군가는 착취당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이렇게 사는 것”이라며 “더 이상의 동결은 무리다. 최저임금 만원으로 인상 해달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경총은 최저임금 1만원에 당장 동의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저임금 비정규 불안정 노동자들이 넘쳐나는 세상”이라며 “최저임금 문제는 수백만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의 생존이 달린 문제”라고 지적했다.

Ⓒ go발뉴스(나혜윤)
Ⓒ go발뉴스(나혜윤)

알바노조는 “저임금 일자리 확대는 수많은 자영업자들과 수많은 청년실업자, OECD 최장의 노동시간과 최고의 임금격차, 하위권의 노동소득분배율을 초래했다”며 “저임금 일자리는 우리사회의 암적인 존재다. 사회 곳곳으로 빠르게 확산되며 경제를 마비시키고 대다수 국민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암이 말기로 치닫기 전에, 우리사회가 돌이킬 수 없는 죽음을 맞이하기 전에 수술을 시작해야 한다. 저임금 일자리들을 깨끗이 도려내고 최저임금 1만원 일자리를 투입해야 하는 것”이라며 “1만원 대폭인상은 기본급이 낮은 정규직 노동자를 포함한 모든 노동자의 임금을 높일 것이고 고임금 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을 줄일 수 있는 상태를 만든다”고 주장했다.

알바노조는 “올해 사상 최대를 기록한 대기업의 주식배당, 대기업의 내부거래, 사내유보금을 풀면 최저임금1만원 일자리는 충분히 가능하다”라며 “오늘 최저임금위원회 회의가 열린다. 경총이 최소한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1만원에 동의해야 한다. 이대로는 못살겠다는 국민들의 아우성을 당신들의 양심은 듣지 않았는가”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오늘 우리 행동은 국민들의 생존을 누가 짓밟고 있는지, 착취의 장본인이 누구인지를 보여주는 행위”라며 “우리 행동은 사법부의 비난을 받겠지만 경총으로 하여금 국민들의 분노와 대면하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마포경찰서 측은 오전 10시 42분, 미신고 불법 집회라며 5차 해산 명령을 내렸다.

경찰이 경총 앞에서 기습시위를 벌이고 있는 알바노조에 해산명령을 하고 있다. Ⓒ go발뉴스(나혜윤)
경찰이 경총 앞에서 기습시위를 벌이고 있는 알바노조에 해산명령을 하고 있다. Ⓒ go발뉴스(나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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