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침몰 닷새째인 지난해 4월 20일 오전 안산 단원고 故 김초원 교사의 운구행렬이 안산제일장례식장을 나서 수원연화장으로 향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김초원·이지혜 단원고 기간제 교사 유가족들이 세월호 참사 1년만에 순직 신청서를 제출한다.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기간제 교사의 첫 순직 인정 사례가 된다.

고 김초원 교사의 아버지 김성욱씨는 22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딸은 담임을 맡아 공무원으로서 학생을 인솔하다가 희생된 것”이라며 “죽어서까지 차별해야 하느냐. 법과 원칙을 지켜줄 것을 호소하며 순직신청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 유가족들은 23일 단원고를 방문해 순직신청에 필요한 서류를 제출할 예정이다. 서류는 단원고, 안산교육지원청, 경기도교육청, 교육부를 거쳐 인사혁신처에 전달된다.

그동안 기간제 교사는 ‘계약직 근로자’라는 이유로 순직 심사대상에 오르지 못했다. 공무원 인사관리를 담당하는 인사혁신처는 “정규 교사와 동일한 업무를 한다해도 공무원이 아니기 때문에 순직 신청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공무원 연금법’상 순직은 위험을 무릅쓰고 직무를 수행하다 사망했을 경우 인정된다. 대상 공무원은 ‘상시 공무에 종사하는 자’로 한정됐다. 인사혁신처는 ‘정규직 공무원에게만 적용되는 것’으로 해석, 행정 절차를 고수했다.

참사 당시 김초원·이지혜 교사는 세월호 5층 R-3 객실에 머물렀다. 상대적으로 탈출하기 쉬운 위치였다. 그러나 두 사람은 제자들을 구하기 위해 남다 결국 구조되지 못했다. 이같은 상황은 세월호에 함께 탑승했던 고 강민규 전 교감이 김모 교장에게 관련 내용을 전달하면서 알려졌다.

정부, ‘기간제는 공무원이 아니다’ 관행만 따져

유가족들은 지난해 6월 세월호 희생교사 9명 유족과 경기도 교육청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순직신청 논의에서 두 기간제 교사는 제외됐다. 김씨는 “순직신청은 당연히 할 수 없다고만 생각했다”며 “지난해 9월 의사자 신청을 했으나 증인이 없다는 이유로 수차례 보류됐다”고 전했다.

그런 김씨가 순직 신청을 결심하게 된 것은 정진후 정의당 의원의 전화를 받고서부터다. 정 의원은 “현행법으로도 기간제 교사의 순진 인정이 가능한데 정부는 ‘기간제는 공무원이 아니다’는 관행만 따져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의원실은 이후 국회 입법조사처에 ‘기간제 교사의 순직인정 가능성에 대한 법적 해석을 의뢰했다. 입법조사처는 “교육공무원법에 의거 기간제교사는 교원에 포함되며 교원은 교육공무원”이라며 “기간제교사는 공무원연금법, 국가공무원법, 지방공무원법상 공무원에 포함된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그러나 두 기간제 교사의 순직이 인정되기까지는 아직 갈길이 멀다. 기간제 교사가 공무원으로 인정되면 채용방식 등 각종 정책을 다시 손을 봐야 한다.

하지만 김씨는 힘든 싸움을 이어가겠다는 각오를 나타냈다. 그는 “딸은 정규 교사나 기간제 교사냐는 고민보다는 학생들을 가르치겠다는 열정이 컸던 교사였다”며 “그런 딸의 명예를 반드시 회복시켜주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