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세월호 참사 직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안산 단원고 교감에 대해 순직을 인정하지 않았다. 유족과 교원단체는 “판결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즉각 항소방침을 밝혔다.

21일 서울행정법원은 故 강민규 교감의 부인 이미희씨가 인사혁신처(당시 안전행정부)를 상대로 낸 보상금 등 지급신청 기각결정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법원의 판결에 이씨는 “마음 속으로 남편은 순직한 것이라고 인정했는데, 법에서는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라고 말했다.

단원고 수학여행 인솔자였던 강 전 교감은 지난해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시 구조됐다. 그러나 참사 이틀 뒤인 18일 전남 진도군 진도실내체육관 뒤편 야산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희생된 제자들에 대한 죄책감과 미안함 때문이었다.

▲ <사진제공 = 뉴시스>

강씨의 유서는 지갑 속에서 발견됐다. 유서에는 “교육청에 저 혼자에게 책임을 지워주세요”, “200여명의 생사를 알 수 없는데 혼자 살기에는 벅찼다”, “시신을 찾지 못하는 녀석들과 함께 저승에서도 선생을 할까”라고 적혀 있었다.

이후 부인 이씨는 지난해 세월호 참사로 숨진 단원고 교사 유족들과 함께 인사혁신처에 순직 유족급여를 신청했다. 그러나 강씨를 제외한 나머지 7명만 순직자로 인정됐다. 2명은 기간제 교사라는 이유로 인정받지 못했다.

인사혁신처는 “강 전 교감이 입은 정신적 신체적 위해와 사망 사이에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며 이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자살’이라는 죽음의 형태와 유서가 문제가 됐다.

이에 이씨는 인사혁신처 처분에 불복, 같은 해 8월 “인사혁신처의 결정을 취소 해달라”며 법원에 소송을 냈다. 이씨 측 변호인은 “순직 여부는 죽음의 형태가 아니라 죽음에 이르게 한 실질적인 원인을 통해 결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씨와 경기도교원단체총연합회은 판결문을 받아 법리검토를 한 뒤 항소할 방침이다. 경기교총 관계자는 ‘go발뉴스’와의 통화에서 “자살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순직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행정편의적인 관점”이라며 “사고 당시 학생들을 살리기 위해 노력한 점을 반영해 강 전 교감의 순직을 반드시 인정해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