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334회 국회(임시회) 제3차 본회의가 열린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황교안 국무총리가 새누리당 이이재 의원의 대정부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황 총리는 “지난 인사 청문회 과정에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임한다고 했지만 여러 의원님들의 지적이 나온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앞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며 말문을 열었다. 또 국회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는 다짐도 덧붙였다.

그러자 야당은 “진정성 없는 사과”라고 반발했다. 질책성 고함도 터져나왔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총리의 진심 없는 유감 표명에 국민이 유감”이라며 “명확한 해명과 사과 없이는 ‘비정상의 총리’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르스 화살 쏘는 여야.. 황 “죄송합니다”

이날 대정부질문에서는 외교·통일·안보 분야 현안이 다뤄졌다. 그러나 질문에 나선 여야 의원들 대다수가 메르스부터 입에 올렸다. 스스로 컨트롤타워가 되겠다고 자처한 황 총리에게 의원들의 화살이 매섭게 쏟아졌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주선 의원 =“메르스 사태로 대한민국이 마스크 공화국, 메르스 공화국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이제는 아우성 공화국이라는 또 다른 가슴 아픈 현장을 목격하게 됐다.”

▶새정치민주연합 백군기 의원= “조선시대에는 가뭄과 역병을 군주의 책임이라고 했다. 백성의 삶 속에서 함께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동고(同苦)의 정치가 필요하지 않냐.”

같은 당 최동익 의원은 메르스 정보 공개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을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최 의원은 “야당이 지난 5월 27일부터 메르스 관련 정보 공개를 요구했지만 정부는 6월 7일이 되서야 대통령 지시로 공개했다”며 “대통령이 하지 말라던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황 총리는 “메르스 사태의 심각성을 생각해보면 적기에 공개했어야 했는데 과정 중에 다소 부족함이 있다”며 박 대통령의 지시가 늦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정부 최우선 과제를 메르스 종식에 두고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 정의화 국회의장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집무실에서 황교안 신임 국무총리의 예방을 받고 환담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주한 미군의 탄저균 반입 사건과 한일 관계,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관련 질의도 이어졌다.

새정치민주연합 진성준 의원은 탄저균 반입 사건을 거론하며 “정부 차원의 진상 조사 상황과 재발 방지대책은 무엇이냐”고 추궁했다. 같은 당 백군기 의원은 주한미군 주둔군지위협정(SOFA)개정 필요성이 제기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황 총리는 다소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그는 “우선 가장 급한 것은 진상조사”라며 “어느 단계에 이르면 양국 협의를 통해 국민의 불안이 해소 될 수 있도록 조치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미간 외교 현안을 중시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새누리당 김세연 의원은 일본의 역사 왜곡에 대한 정부의 미온적인 대응을, 새정치민주연합 심재원 의원은 유엔의 ‘위안부 추모의 날’ 재정에 대한 정부의 소극적 대책을 비난했다. 새누리당 이이재 의원은 “한일 문제에서 가장 해결해야한 시급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황 총리는 “역사 문제에 대한 양국간의 시각 차이”라고 답했다.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질때 마다 황 총리는 정면으로 부딪치지 않고 자세를 낮췄다. “의원님의 의견에 공감합니다만~”이라는 각을 세우지 않는 화법을 썼다. 표정도 침착함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앞서 전임 총리인 이완구 전 국무총리의 대정부질문과는 사뭇 다른 자세였다.

사드 배치와 관해서는 새정치민주연합 최동익 의원이 국내에서의 실효성을 지적했다. 황 총리는 “현안이 될 때는 우리의 안보와 국익 측면에서 충분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며 역시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한편, 지난 16일 국방위에서 “방사청 비리는 생계형 비리”라고 말해 곤혹을 치른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이날 “부절적한 표현이었다”며 “방산 비리는 이적행위 차원에서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