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18일 세월호 1주기 추모 집회 당시 경찰이 집회 참가자들을 교통용 CCTV로 감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CCTV 화면 영상 캡처. (이미지 출처=JTBC)

입법조사처는 25일 새정치민주연합 박남춘 의원에게 제출한 ‘교통용 CCTV 이용 집회 시위 관리의 헌법적 검토’ 회답서에서 “교통흐름과 상관없이 집회나 시위를 관리할 목적으로 교통용 CCTV를 사용하는 것은 법적인 근거가 없는 공권력 행사”라고 밝혔다.

입법조사처는 “교통용 CCTV로 집회 참가자의 얼굴 등 개인정보를 파악하거나 집회를 방해하려는 목적으로 사용하였다면, 이는 개인정보보호법 규정 위반일 뿐만 아니라 헌법상 보장된 집회와 시위에 관한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찰은 지난달 18일 세월호 추모 1주기 집회 당시 광화문 일대 교통을 차단하고, 교통용 CCTV로 집회 참가자들을 관찰했다. 이후 과도한 집회 규제라는 논란이 일자 세월호 유가족들은 지난 6일 구은수 서울지방경찰청장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입법조사처는 “경찰이 집회 및 시위로 인한 교통질서 및 사회질서유지가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공권력의 행사는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의 목적으로 기본권 제한의 법률유보원칙을 준수하여 행사되어야 한다”고 명시했다.

또 2009년 독일 연방헌법재판소의 ‘집회 시위 현장을 CCTV로 관찰하거나 감시하는 공권력이 행사된다는 자체가 헌법상 집회 시위 자유 위축 효과를 줄 수 있다’는 결정을 사례로 들기도 했다.

이에 박남춘 의원은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해야 할 경찰이 공권력 남용으로 기본권을 침해하고,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며 “경찰청장은 공권력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확실한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