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지난 18일 세월호 참사 1주기 추모집회 연행자들 가운데 권영국 변호사 등 5명에 대해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에 민변 등 시민사회단체는 성명서를 내고 “추모 집회 참가자들에 대한 탄압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경찰청은 “18일 집회 과정에서 연행한 100명 가운데 훈방된 고교생을 제외한 94명을 전원 입건했다”며 “이 중 5명은 일반교통방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위반,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0일 밝혔다. 구속영장 신청 대상자 중 세월호 유가족은 없다.

경찰은 영장 신청 대상자 5명 가운데 권영국 변호사에 대해 경찰관 폭행, 교통소통 방행, 해산명령 불응 혐의를 적용했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법률지원 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권 변호사는 추모집회 당시 종각역 지하차도를 가로 막고 있는 경찰들에게 항의했었다.

▲ 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세월호 참사 1주기 추모대회’에서 경찰이 시민들에게 물대포를 쏘며 진압하고 있다.©go발뉴스(강주희)

또 “집회 현장에서 태극기를 때운 참가자의 신원을 채증 자료를 통해 파악 중”이라며 “국가모독죄를 적용해 처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경찰, 폭력 진압에 이어 구속영장까지..

그러나 경찰이 집회 참가자들에게 과잉대응하는 것도 모자라 일부 참가자들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한 것을 두고 ‘도를 넘었다’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정의당은 “경찰은 집회 참가자들에게 물대포와 최루액을 난사하고 마구잡이로 100명을 연행했다”면서 “이도 모자라 사법처리하겠다는 것은 뻔뻔하기 이루 말할 데가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김종민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시민들의 평화로운 항의를 우발적 폭력으로 유도한 것은 경찰의 차벽이었다”며 “유가족들의 울분에 고개를 조아리며 들어도 모자랄 판에 경찰은 분노를 유발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국민의 안전을 지켜야 하는 경찰이 무력을 행사해 과잉 진압하는 것도 모자라 불법적으로 시위대를 감시하고 있다”며 경찰이 집회 당시 주변 CCTV를 9시간 동안 중단시킨 것에 대한 경위를 촉구했다.

서울회 인권위도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전 국민이 경건하게 피해자를 추모해야 할 시기에 경찰은 추모집회를 결국 강경진압으로 제압했다”며 “추모를 위해 참가한 시민들과 인권침해 감시 활동을 하던 권영국 변호사에 대해 전격적으로 구속영장 청구를 한 경찰의 처사에 유감을 표시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