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추모집회와 장애인날 집회에 부적절한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른 이규환 서울 종로경찰서 경비과장이 경질됐다.

구은수 서울지방경찰청장은 21일 사과문을 통해 “지난 18일과 20일 종로경찰서의 한 지휘관이 집회시위 현장에서 적절하지 못한 발언을 한 것과 관련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해당 경찰간부를 인사 조치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구 청장은 “급박한 상황을 이유로 유가족과 장애인의 심정을 헤아리지 못하고 마음을 아프게 한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와 관련해 현장 지휘관에 대해서는 엄중 경고 후 인사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경질된 이 과장은 지난 18일에도 ‘세월호 참사 범국민대회’를 마친 시민들이 광화문 광장으로 행진하자 방송을 통해 경찰의 폭력을 조장하는 발언을 했다. 그는 “경찰서장의 명을 받아 경비과장이 해산명령을 한다. 현행범으로 체포하라”, “변호인 선임 변명의 기회를 4~5차례 걸쳐 고지했다. 해산명령 불응자, 경찰 폭행자는 한 명 한 명 뜯어내 체포하라”고 말했다.

▲ ©go발뉴스(강주희)

세월호 유가족들에게는 “여러분이 사랑하는 가족 품으로 돌아가길 바랍니다”라고 방송을 하는가 하면 시민들에게는 경찰이 방송을 하는데 욕을 한다며 비난키도 했다.

이틀 뒤인 20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장애인의 날 차별철폐 결의대회’에서도 이 과장의 대응은 막무가내였다. 그는 경찰 병력을 향해 “오늘은 장애인들 생일이니 침착하게 대응하라”, “잘못하면 여러분도 장애인이 될 수 있다. 차분하게 잘 대처하라”라고 말해 현장에 있던 장애인들의 공분을 샀다.

서울경찰청은 이규환 과장을 서초서 경비과장으로, 최성영 남대문서 경비과장을 종로서 경비과장으로 발령하는 인사조치를 단행할 계획이다. 신임 남대문서 경비과장에는 신광수 서초서 경비과장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유경근 416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과장에 대한 처벌을 강하게 비판했다. 유 위원장은 “종로서 이규환 경비과장이 서초서 경비과장으로 옮겨간 게 진짜 경질이냐”며 “종로경찰서장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