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성 전 중앙대 재단이사장이 2015학년도 대입 전형 과정에서 일부 수시모집 전형의 ‘합격자 성비 조정’을 지시했다는 증언이 나와 성차별적 선발 시도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 <한겨레>는 대입 전형에 참여했던 교수들과 입학사정관들의 증언을 종합, 지난해 10월 9일 ‘2015학년도 경영경제계열 지식경영학부 수시모집’ 면접 당일 입학처장이 ‘지시사항’이라며 “이사장님께서 ‘분 바르는 여학생들 잔뜩 입학하면 뭐하느냐. 졸업 뒤에 학교에 기부금도 내고 재단에 도움이 될 남학생들을 뽑으라’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 <사진제공 = 뉴시스>

평가에 참여한 교수와 입학사정관들은 “서류평가가 시작된 지난해 9월부터 교직원 등을 통해 ‘이사장님 지시사항이니 남학생들을 많이 뽑으라’는 이야기를 여러번 들었다”고 했다.

당시 평가에 참여한 전직 입학사정관은 “서류 평가에 들어가기 전 남학생 비율을 높이라는 얘기를 듣고 ‘현실도 모르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도대체 누가 했느냐’고 따졌다가 ‘이사장님 지시’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했다.

그는 “박 전 이사장이 총장에게 ‘분 바르는 여학생’을 거론하며 ‘기업체에 가서 현장 조사라도 해봤느냐. 남학생들을 끌어오기 위해 기업체와 협상이라도 해봤느냐’라고 질책하고 학교에 기부금을 낼 남성 지원자를 많이 뽑으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안다”고 했다.

평가에 참여한 한 교수도 “(이사장 지시를) 면접 당일 확실히 들었다”고 했고 또 다른 교수도 “그 말을 듣고 교수들이 부정적 반응을 보였더니 입학처장이 언짢아했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남학생들 점수를 좀 더 후하게 준 것은 맞다”고 했다.

해당 보도를 접한 네티즌들은 비난 반응들을 쏟아냈다.

한 네티즌(그루**)은 “대학을 레고놀이 하듯 교육을 돈놀이 하듯 이래서 재벌이 교육기관 운영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고, 또 다른 네티즌(메르***)은 “호남 출신 뽑지 말라던 상황과 같네”라고 비꼬았다.

이 밖에도 “광고에선 사람이 미래라면서 뒤로는 성비조절 지시. 남자가 미래다”(bul***), “인간이 먼저인 게 교육이고 행복 아닌가”(봄**), “대학을 비롯해 기업들에 교육이 넘어간 후 우려했던 데로 교육보다 돈만 밝히는 쪽으로 잘 굴러가고 있다”(bl**), “학교가 아니라 돈 챙기는 집단으로 변질되는구나”(삼라**), “장사하던 사람이 교육이 뭔지 알 리가 없지”(흐르****), “기가차서 말이 안 나온다”(청산***) 등의 비난 반응들이 잇따랐다.

한편, 중앙대는 <한겨레>에 “이용구 총장이 박 전 이사장한테서 ‘지식경영학부가 모집정원도 다 채우지 못할 정도로 지원율이 낮으니 지원을 활성화시키도록 노력하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받았지만 남학생을 많이 선발하라는 지시를 받지는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