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송경동씨가 세월호 추모집회에 참가해 신고한 장소를 벗어나고 경찰의 해산명령에 응하지 않은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7단독 임정택 판사는 일반교통방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송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고 9일 밝혔다.

임 판사는 송씨가 지난해 5월24일 한국진보연대와 참여연대, 한대련, 세월호 청년모임 등 600여개 단체가 참석한 세월호 추모집회에서 당초 신고한 행진로를 이탈한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 송경동 시인

재판부는 “경찰이 방송 차량을 이용해 참가자들에게 해산명령을 고지했던 사정 등에 비춰볼 때 해산명령을 들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경찰 통제 때문에 교통이 방해됐을 뿐이라는 주장에 대해서 “당시 참가자들이 당초 신고된 행진 경로를 벗어나 진출하자 경찰이 저지했고, 이에 참가자들이 전 차로를 점거한 사정이 인정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송씨가 같은 달 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정문 앞에서 열린 ‘5·8 청와대 만민공동회’ 집회에서 당초 신고한 범위를 벗어나는 행동을 한 혐의는 “적법한 해산 명령이었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로 판결됐다.

임 판사는 “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헌법의 보호 범위를 벗어난 옥외집회나 시위라고 볼 수 없다”며 “당시 소음의 정도나 상황으로 인해 공공의 안녕과 질서에 직접적인 위험이 초래됐다고 볼 만한 사정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집회 신고는 공공질서의 유지에 협력하도록 하는 데 의의가 있는 것으로, 집회의 허가를 구하는 신청으로 변질돼서는 안 된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 이 기사는 인터넷 뉴스 신문고 (http://www.shinmoongo.net/sub_read.html?uid=77544)에도 함께 게재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