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전범기업들을 상대로 한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손해배상이 정부 여당의 반대로 받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이 손해배상 청구권의 소멸시효를 연장하는 법안이 정부여당의 “일본과의 외교마찰 우려로 소멸시효 연장은 안된다”고 반대해 6일 예정된 본회의에서 통과시킬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이에 강제징용 피해자들은 이날 오전 새누리당 법사위원인 이한성, 김도읍, 김진태, 홍일표 의원실을 항의방문했다.

지난 4일 국회 법사위 제1법안소위원회는 지난 3월 새정치민주연합 이언주 의원이 발의한 ‘일제강점하 강제징용 피해자의 손해배상 소송에 관한 특례법안’을 상정해 논의했다.

▲ 이미지제공 =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이에 야당의원들이 “한일협정으로 시효가 만료되는 것을 인지해왔는데 개인청구권이 살아있다면 자국민을 보호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반박했지만 여당의원들을 설득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그러나 새누리당 A의원이 “일본의 특정기업을 타깃으로 하는 등의 이유로 일본과의 외교관계에서 마찰이 있을 것을 우려한다”며 반대해 결론을 내지 못했다. 또 정부는 “소멸시효의 예외를 둘 수 없다”고 반대했다.

이언주 의원실은 이날 ‘go발뉴스’와 통화에서 이 같은 내용을 확인했다. 이 강제징용 피해자의 손해배상은 지난 2012년 5월 24일 대법원 판결에 따른 입법 조치로, 민사상 손해배상은 ‘안 날로부터 3년’의 소멸시효 기간을 두고 있다. 때문에 오는 24일로 손해배상 소멸시효는 만료된다.

그러나 4월 임시국회는 6일 마지막 본회의를 끝으로 막을 내리기 때문에 이날 중 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하면 피해자들의 일본 미쓰비시를 비롯한 전범기업으로부터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영원히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미쓰비시가 강제징용 피해자 1인당 1억 5000만원을 배상하라는 광주 고법의 조정안에 대해 상고를 해 놓은 상황이라, 이를 근거로 해석을 하면 소멸시효가 늘어날 수 있는 희박한 가능성이 살아있긴 하다.

한편, 강제징용 피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온 표용주 사랑의 교회 목사는 6일 ‘go발뉴스’와 통화에서 “강제징용 피해자들과 새누리당 법사위원인 이한성, 홍일표, 김도읍, 김진태 의원실을 차례로 방문해 강하게 항의했다”고 밝혔다.

누구보다 자국민 보호에 앞장서야 할 정부여당이 일어나지도 않은 ‘외교마찰’에 대한 노파심으로 자국민은 ‘찬밥 취급’하고 있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