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가 15일 밤 방송된 ‘뉴스룸’ 2부에서 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경향신문>과 한 단독 인터뷰 녹음파일을 무단 방송해 취재윤리 논란이 일고 있다.

<경향>은 “JTBC는 방송에 앞서 유족과 경향신문의 동의를 구하지 않았다”며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경향신문>은 이날 오후 1시50분 검찰에 성완종 전 회장의 인터뷰 녹음파일을 제출했다. 신문은 “유족 측은 진실 규명과 수사 협조 차원에서 녹음파일의 검찰 제공에는 동의했으나 녹음 육성이 언론에 공개되는 것은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경향신문은 이 같은 유족 뜻에 따라 검찰에 녹음파일을 제공하되 녹음 육성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며 “대신 ‘꼭 보도해달라’, ‘세상에 알려달라’는 성 전 회장의 유지를 따르고 국민 알권리를 보장하는 차원에서 인터뷰 전문을 16일자 지면에 싣기로 했다”고 공지했다.

그러나 이날 밤 <JTBC> 손석희 앵커는 ‘뉴스룸’을 시작하며 “성완종 육성 인터뷰 내용을 다른 경로를 통해 입수해서 그 대부분을 방송할 것”이라고 밝혔고, 손 앵커는 2부 방송에서 음성파일을 내보냈다.

▲ ⓒ JTBC

<경향>에 따르면, 성 전 회장의 장남 승훈씨는 <JTBC> 보도국에 전화를 걸어 “고인의 육성 공개를 원하지 않는다. 방송을 중단해달라”고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경향>의 박래용 편집국장도 ‘뉴스룸’ 2부가 시작되기 전 <JTBC> 오병상 보도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유족들이 녹음파일 공개를 원하지 않는다”며 중단을 요구, 또한 “경향신문 기자가 인터뷰한 녹음파일을 아무런 동의 없이 무단 방송하는 것은 타 언론사의 취재일지를 훔쳐 보도하는 것과 다름없다. 언론윤리에 정면으로 반하는 행위”라고 항의했다.

그러나 오 국장은 “지금 방송 중단은 어렵다”며 인터뷰 내용을 그대로 내보냈다.

앞서 <JTBC> 손 앵커는 파일을 보도하기 전 “시청자들의 알 권리를 위해 공개하기로 했다”면서 보도를 내보냈다. <JTBC>의 이같은 입장에 <경향> 측이 ‘취재윤리’를 놓고 반박하면서 네티즌들도 다양한 반응들을 보이고 있다.

네티즌들은 “이번 건은 JTBC가 공개사과하고 가는 게 맞을 것 같아요”(닝겐소******), “이해가 안되네요”(노**), “국민들은 알 권리가 있죠. 죽음으로 목소리를 내신 분입니다”(쭈꾸****), “실망은 정황이 다 나온 후에 하셔도 늦지 않을 듯”(하**), “공개 찬성. 알릴 건 알려야”(silv****), “목소리 들으니 참 슬프다. 돈과 권력이 뭔지”(napt****), “듣고 있자니 맘이 짠하던데 안타깝다는 생각만..”(eowl****) 등의 다양한 반응들을 보였다.

한편, <경향>에 따르면, <JTBC>가 입수한 녹음파일은 이날 경향신문이 검찰에 제출할 당시 보안 작업을 도와주겠다고 자진 참여한 디지털포렌식 전문가 김인성씨가 검찰에서 작업을 마치고 나온 뒤 넘겨준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