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이완구 국무총리에게 지난 2013년 4월 3,000만원을 건넸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 총리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단 한푼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14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성 전 회장은 지난 9일 숨지기 전 <경향>과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정부가) 개혁을 하고 사정을 한다고 하는데 이완구 같은 사람이 사정 대상 1호”라며 현금을 건넸다고 주장했다.

성 전 회장은 “지난번(2013년 4월 부여·청양) 재·보궐선거 때 선거사무소 가서 이 양반한테 3천만원을 현금으로 주고 왔다”고 밝혔다.

그는 “보궐선거 한다면 (이 총리는) 머리도 크신 분이고 아무한테나 처신할 수 없고 그렇잖아요”라며 “나는 성심성의껏 했다. 다 이렇게 인간관계를 형성해서 무슨 조건이 있고 그런 게 아니고 회사 돈 빌려다가 이렇게 한 것”이라고 밝혔다.

성 전 회장은 ‘이 총리가 당시 회계 처리를 했느냐’는 질문에 “뭘 처리해요. 꿀꺽 먹었지”라며 경남기업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해 “이완구 작품”이라고 주장했다.

▲ ⓒ 리얼미터

그는 ‘이 총리와 관계가 나빠진 계기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옛날엔 좀 그랬었지만 지금은 그렇지도 않은데… 갑자기 그렇게 하네요”라며 “뻔히 보면 그 양반은 너무 욕심이 많아요. 자기 욕심이… 너무 남들을 이용해서 그렇게 하면 안되는데 그렇게 이용해서 사람을 많이 죽이고 그러네요”라고 토로했다.

성 전 회장의 주장과는 달리 이 총리는 전날인 13일 국회에서 “고인에게 정치후원금을 받은 것이 한 푼도 없다”고 말했다.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관련해서도 성 전 회장이 측근을 통해 1억원을 보낸 뒤 직접 확인전화를 걸었다는 보도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경남기업 측의 한 핵심 인사는 “성 회장이 2011년 6월경 한나라당 대표 경선을 앞두고 측근인 A씨를 통해 홍 지사에게 1억원을 전달하도록 한 뒤 돈이 제대로 건네졌는지 홍 지사에게 직접 전화해 확인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한겨레>도 성 전 회장의 측근인사가 “여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 국면에서 성 전 회장이 서울 여의도의 엠호텔에서 홍 지사를 만났다”며 “그 다음날엔가 성 전 회장 지시로 ㅇ씨가 의원회관으로 홍 후보를 찾아가 쇼핑백에 든 현금 1억원을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호텔에 만나러 갈 때 성 전 회장의 수행비서도 동행했다”며 “돈이 전달된 직후 성 전 회장이 직접 홍 지사에게 확인 전화를 했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앙일보>는 13일 성 전 회장이 2004년부터 11년간 정·관계 고위 인사 면담 날짜와 시간, 장소를 구체적으로 기록한 비망록을 남긴 것으로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중앙>에 따르면, 해당 비망록에는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등 여야 정치인과 정부·공기업·언론계 인사들과의 만남, 국회 상임위, 출판기념회, 지역구 행사 등 일정이 빼곡히 기록돼있다.

<중앙>은 성 전 회장의 측근이 현재 비망록을 보관하고 있다면서 검찰의 요청이 있을 경우 제출할 의사가 있음을 말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