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경찰관을 모욕했다는 이유로 함부로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없게 됐다.

<국민일보>에 따르면 8일 경찰청은 ‘경찰관에 대한 모욕죄 처리절차 개선방안’을 마련해 현행범 체포 요건을 강화하고 수사의 공정성을 확보하는 내용의 공문을 일선 경찰서에 내려 보냈다.

경찰청은 경찰관을 모욕한 사람에 대해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는 상황을 ‘신분증 제시를 거부하는 등 모욕 행위자의 인적사항을 확보할 수 없는 경우’와 ‘현장 목격자를 확보하기 여의치 않는 등 증거수집이 어려운 경우’로 한정했다.

관련 판례 역시 현행범 체포를 헌법상 영장주의의 예외로써 도망 또는 증거인멸의 염려 등 제한적인 상황에서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 동안 경찰은 경찰관 모욕 사건의 경우 모욕 행위자의 인적사항을 경찰이 이미 알고 있거나 현장에 다수의 목격자들이 있어 도망이나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는 때에도 현행범으로 체포가 이뤄져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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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경찰 모욕죄’의 기준은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 접수된 ‘경찰 모욕죄 체포’ 경우를 보면 경찰이 사고 처리 중에 반말이나 비하하는 말을 사용해 대응 차원에서 욕을 하거나 편파적 사건에 대한 항의, 취중에서 실수로, 경찰의 부당한 체포행위나 공무집행에 항의하던 경우 등 이었다. 

일례로 주인이 현장에 없는 주차된 차를 빼라고 방송하던 경찰을 보고 ‘바보 같다’고 혼잣말을 하자 이를 들은 경찰이 ‘경찰 조직 전반을 향해 바보라고 해 모욕감을 느꼈다’며 체포한 경우도 있었다.

경찰청은 현행 체포 요건을 강화하면서 대신 모욕행위 현장 채증과 목격자 진술 확보 등 증거자료 수집을 통해 최대한 수사의 객관성을 확보해 민사소송을 적극 검토할 것을 권고했다.

다만 민사소송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제기하고 소송 실익이 낮거나 경미한 피해에 대해서는 소송을 삼가며 피해 정도에 비례해 배상을 청구하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