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집회 및 시위 현장에서 의무경찰(의경)도 채증 카메라를 들이댈 수 있도록 명문화해 공권력 남용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뉴시스>에 따르면 19일 경찰위원회는 정기회의를 열고 이러한 내용이 담긴 ‘채증활동규칙’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채증에 대한 법률 규정이 없는 상황에서 채증활동규칙은 집회나 시위 현장에서 경찰이 채증을 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된다.

이번 개정안에서 논란이 되는 부분은 채증요원 범위에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경찰공무원 외에 의경도 포함시킨 것이다.

채증을 담당하는 의경에 대해 소속 부대 지휘요원의 사전 교육이나 지시를 받도록 했지만 범죄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기본권 침해를 전제로 하는 강제 수사권을 의경에게 넘겨준 꼴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 나혜윤

또한 개정안에서 채증범위를 현행 ‘불법 또는 불법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불법행위 또는 이와 밀접한 행위’로 구체화한 것 역시 오히려 기본권 침해를 판단할 능력이 부족한 의경이 채증할 수 있는 범위를 확대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전문성이 부족한 의경이 ‘밀접한 행위’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채증이 늘어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이번 개정안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집회·시위 현장에서의 경찰 채증활동 범위와 한계를 보다 명확히 한 것”이라면서 “앞으로 개정된 규칙에 따라 무분별한 채증은 최소화하면서, 채증 대상은 신속·정확하게 촬영·녹음·녹화해 집회·시위 문화의 선진화를 이루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언젠 의경들이 채증 안 했나?”(‏@red****), “박통이 할 수 있는 일은 결국 폭압통치 뿐 인가요?”(@seo****), “그동안 논란이 돼 왔던 의경의 채증 활동을 내규로 정해 사실상 허용한 셈”(@kju****). “법을 준수해야 할 사람들이 제일 안 지키면서, 부족한 세금 메운다고 아주 트집 잡아 벌금은 칼같이 매긴다”(@Boh****)라며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