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태임과 가수 ‘주얼리’ 예원의 ‘욕설 동영상’이 공개되며 파문이 인 가운데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가 이같은 현상을 두고 “주객전도”라며 “두 사람의 성격 등에 초점을 맞춰볼 게 아니라 예능 프로그램의 근본 문제점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2일 대중문화평론가인 김헌식 동아방송예술대 교수는 ‘go발뉴스’의 데일리 팟캐스트 <민동기의 뉴스박스>에 출연해 “육체파 배우라는 프레임이 이태임 씨에게 형성되며 연속적으로 몸을 드러내는 상황이었다. 당시 예능 프로그램의 환경적 조건이 예민하게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 [‘민동기의 뉴스박스’ 바로 듣기]

그는 “예능 프로가 여배우들을 소비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다”며 “굉장히 (배우를) 부각시켜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부각의 이면에는 본인이 감내할 수 없는 스트레스가 있다. 본인이 스케줄을 짜는 게 아니라 보통 소속사 등에서 조율하기에 본인 의사와는 상관없이 육체적 섹시미를 드러내는 노동을 했어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 ⓒ MBC

김 교수는 “야외에서 하는 방식의 예능은 감내하기 어려운 환경에 몰아넣는다는 점이 힘들게 만든다”며 “(출연자가) 어떤 정신적 상황에 노출되어 있는지 전혀 관심이 없고, 요즘 추세는 비예능인들을 동원해 재미를 보고 있다. 예능적 환경에 적응 못하는 사람들은 정신적으로 혼란스럽거나 외상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그는 동영상 유출에 대해서도 “수용하는 방식이나 확산되는 측면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이 든다. (동영상 내용을) 광고로 삼는 것들은 인권의식이 없지 않나”라며 “영상 자체에 대해 두 사람이 공개를 꺼리는 부분이었고 사적 치부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패러디를 만들고 이미 노출이 됐기 때문에 그럴 수는 있겠지만 기업 광고 활용은 수용자들의 인권 의식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상품판매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도 기업의 도덕적 해이라고 본다.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예능프로그램 <진짜 사나이>에 대해서도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군대라는 조직이 가진 폭력, 살생 등에 대한 근본적인 속성이 빠져있다”며 “여성들이 잘 할수 있는 영역이 있는데도 물리적 환경 속에 노출시키며 괴로워하는 모습, 임무 수행을 못했을 때 나타나는 어설픔을 보고 즐기는 가학성 심리를 확장해야 하는 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예능은 예능이지 않느냐’라는 이야기를 하는데 이것은 위험한 발상”이라며 “예능은 예능이기에 비판하지 말라는 건데 자본주의 사회에서 상품화 할 수 있는 것이 있고 없는 게 있듯 예능도 다루지 않아야 할 것이 있는 것이다. 통념적으로 생각해야 될 가치 지향점이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김 교수는 연예전문매체 ‘디스패치’의 보도 논란과 관련해서도 “금단의 땅을 넘은 것이라고 본다. 탐사를 해야 될 대상이 있고 그렇지 않아야 될 대상이 있는 것”이라며 “연예인은 공인이 아니다. 공인의 개념은 공공적 업무와 조직에서 일하는 사람이고 세금으로 대가를 받는 사람들”이라고 밝혔다.

그는 “알권리라는 것은 공인에 해당하는 것이다. 본인이 감추고 알리고 싶지 않은 일에 대한 탐사보도를 왜 하나”라며 “클라라, 이병헌의 SNS 관련 커뮤니케이션 메시지 공개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고 본질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본다. 또한 왜곡 우려가 있는 (문자나 대화 등) ‘재구성’도 문제”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