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출처=아이엠피터 블로그

박근혜 대통령이 청년 일자리에 대해 청년들이 이제는 국내가 아닌 해외, 특히 중동취업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청년 일자리 해결이 얼마나 화급한 일입니까? 그런데 국내에만 한다는 것은 여러 가지로 한계가 있거든요. 국내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여기는 여기대로 하면서 청년들이 지금이라도 빨리 해외에서라도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을 했으면 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중동취업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은 “대한민국에 청년이 텅텅 빌 정도로 한번 해 보세요. 다 어디 갔냐고 다 중동 갔다고.”라는 농담인지 진담인지 모를 말을 던졌고, 참석자들은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중동을 다녀오더니 중동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서 청년들의 중동취업을 권유하고 있는데, 과연 그녀의 말을 따라야 하는지는 의문입니다.

‘이명박근혜, 놀라운 평행이론’

청년들의 중동취업을 주장했던 사람은 박근혜 대통령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중동건설 붐이 일어나는 시기를 제외하면 직전 대통령이었던 이명박 대통령도 청년들의 중동취업을 강력하게 추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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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수출과 자원외교를 내세우며 중동을 방문하고 돌아왔던 MB는 2012년 ‘제2의 중동 붐’을 강조하기 시작했습니다. MB는 ‘제2의 중동 붐’을 강조하면서 중동으로의 진출은 일자리 창출에도 큰 힘이 된다고 밝혔습니다. *

MB는 세계 모든 나라의 돈이 중동으로 몰리고 있다면서 중동은 국가 미래를 위해 다양한 투자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청년들도 중동에 진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현재 박근혜 대통령이 주장하는 ‘중동 붐’과 ‘중동취업’만 놓고 본다면 이명박근혜의 평행이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박근혜대통령의 중동순방 성과에 대한 검증 비판 기사 ⓒ 한겨레 신문

MB의 해외자원 외교가 깡통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순방도 언론과 정부가 주장하는 성과가 실제는 부풀려졌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한겨레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이 한-사우디 제약기업 간 2천억 규모의 거래 성과가 있었다고 발표했지만, 실제 이 성과는 2014년 6월 25일 정부가 이미 발표했던 내용이었습니다. **

실제 성과는 없었음에도 예전에 발표했던 내용을 박근혜 대통령 중동순방에 맞춰 다시 재탕하고 ‘제2의 중동 붐과 중동취업’을 강조하는 모습은 이명박 대통령이나 박근혜 대통령이 왜 이리 똑같은지, 마치 쌍둥이 같습니다.

‘지난 5년간 중동 취업 3천명? 도대체 중동 취업 몇 명입니까?’

MB는 현대건설 출신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청년들이 ‘제2의 중동 붐’을 타고 중동에 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도 청년들이 국내에만 있지 말고, 해외로 나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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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의 일자리를 위해 해외취업을 계속 강조한 한국에서 지난 5년간 해외취업을 한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요? 2014년 10월까지의 통계를 보면 해외취업은 총 13,663명에 불과합니다.

평균적으로 한 해 2,700여 명만이 해외취업을 했습니다. 한 해 2~3천 명이 취업한 모습을 놓고 무조건 청년들에게 해외로 나가라고 강요하는 자체가 이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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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해외취업 통계를 보면 호주가 3,089명으로 1위였고, 중국이 2,368명, 캐나다가 2,317명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기타국가 모두를 중동취업으로 계산한다고 해도, 지난 5년간 중동취업은 고작 3,042명에 불과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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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권이 이미 ‘제2의 중동 붐’을 강조하며 ‘중동취업’에 열심히 노력했지만, 2013~2014년 사이 UAE에 취업한 한국인은 고작 80명뿐이었습니다. ****

이런 수준에서 한국의 청년들이 텅텅 빌 정도로 중동에 과연 취업할 수 있을까요?

‘청년을 비정규직으로 중동에 보내겠다는 비정한 대통령’

어떤 이들은 MB 때와 다르게 박근혜 대통령이 중동지역 취업을 위해 노력하니 달라질 수 있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박근혜 대통령과 고용부장관의 대화 내용을 보면 청년들의 해외취업을 위한 정책은 ‘K-move’라는 사업과 ‘월드 잡’이라는 사이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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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월드 잡’이라는 사이트는 기존에도 이미 있는 웹사이트입니다. 고용부장관은 5월에 새롭게 사이트를 오픈할 예정이라고 하는데, 무슨 사이트 만든다고 일자리가 더 생깁니까?

기존의 사이트라도 양질의 채용정보만 있으면 되는데, 쓸데없이 앱이나 사이트만 개편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해외 취업 에이전시나 해외 기업과의 연결보다 겉모습에 치중하는 행태입니다.

‘k-move’ 사업은 어떤 새로운 사업이 아닙니다. 2008년부터 MB정권이 해외취업과 인턴 등 해외진출을 위해 시도했던 내용을 ‘K-move’라는 브랜드로 바꾼 것에 불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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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ove’ 사업은 해외취업을 위해 국내에서 교육을 해주고 취업 알선 장려금 등을 제공하는 등의 제도입니다. 문제는 인턴도 해외취업이라고 계산하는 방식에 있습니다.

‘k-move’ 에서 인정하는 취업 인정 기준을 보면 소득기준이 연봉 1,500만 원 이상입니다. 거의 월 최저임금 수준에 해당합니다.

워킹홀리데이와 같은 단기 비자도 조건부로 인정하는 자체를 본다면 지금 정부가 말하는 해외취업을 정규직 취업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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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해외취업을 보면, 대부분 인턴과 해외봉사입니다. 2014년 해외취업은 3,665명이고, 인턴과 해외봉사를 합치면 두 배가 넘는 6,983명입니다. ******

인턴과 해외봉사를 했다고 무조건 취업이 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대부분 다시 귀국하거나 봉사단을 통한 다른 국가 내지는 봉사단 재연장이 많습니다.

인턴과 봉사단은 말 그대로 자원봉사를 통한 경험 쌓기이지 취업이 아닙니다. 이것을 자꾸 취업이라고 강조하거나 인턴이나 봉사단이라도 나가라고 강요하는 일 자체가 너무 무책임합니다.

인턴이라도 해줬으니 나머지는 무조건 너희가 알아서 취업하라고 하는 모습이 과연 제대로 된 청년 취업을 위한 대책인지도 의문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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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권이 ‘제2의 중동 붐’을 주장하며 청년들의 중동취업을 권장했지만, 지금 어떤 현실인지 아무도 제대로 말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무릇 한 나라의 대통령이라면 과거 정권이 했던 정책이 왜 실패했고, 어떤 문제가 있는지 파악하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모색해야 합니다. 그러나 아무런 데이터 분석이나 정책 분석도 없이 그저 ‘하늘의 메시지’라는 말을 합니다.

대한민국이 언제부터 초월적인 존재의 지시를 받거나 피를 이은 자가 집단의 수장이 되는 샤머니즘 정권이 됐는지, 도대체 한국을 대통령중심제 국가라 부를지, 아니면 샤먼******** 정권이라고 할지 정말 헷갈립니다. (☞국민리포터 ‘아이엠피터’ 블로그 바로가기)

* “기업·청년들, 제2의 중동 붐 활용해야” KTV 2012년 2월 22일 http://goo.gl/ET7Zpk
** 대통령의 중동 순방 성과를 왜 까냐고요? 한겨레 2015년 3월 13일. http://goo.gl/QtMYLW
*** 해외취업 통계에서 중동만 별도로 나온 통계를 찾기 어려웠다. 추후 정확한 중동취업 통계가 나오면 수정 예정
**** 고용노동부, 청년취업지원과 2014년 11월 22일. 정확한 중동 취업 통계가 없기 때문에 제목에 UAE 취업자수만 표기했음.
***** 국무회의 2015년 3월 17일 http://goo.gl/YIG5rC
****** 취업자수가 아닌 정부가 주장하는 2014년 예상 통계수. 2014년 10월까지 나온 통계와 차이가 있음.
******* “우리 아이 사막에서 일 못시켜” 중동 취업 막는 한국 부모들. 조선비즈 2012년 5월 17일 http://goo.gl/8WJyhg
******** 신과 교류하는 능력이나 신을 불러들이는 능력을 지닌 사람들이라는 용어. 무당이나 제사장, 주술사 등으로 번역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