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

17일 서울남부지검에 따르면 김 의원은 지난해 12월 31일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이 SNS상에 허위사실을 유포해 새누리당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고소장을 제출했다.

유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새누리당 지도부가 티타임 미팅을 하면서 가족들이 돈을 더 달라고 한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며 “유가족 중 그런 요구를 한 사람이 있다면 실명과 구체적인 대화 내용을 밝히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에 당시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이던 김 의원은 “유 위원장의 글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유 위원장의 글로 새누리당 지도부의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당했다”며 “허위사실 유포 중단과 함께 공식적인 사과를 할 것을 엄중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 위원장이 사과를 하지 않자 김 의원은 명예훼손로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서울남부지검으로부터 사건을 받은 서울 영등포경찰서가 유씨의 출석일자 조율이 어렵다며 안산단원경찰서에 촉탁수사를 의뢰, 17일 오후 유 위원장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했다. 촉탁수사는 해당 지역 경찰서에 조사를 요청하는 일종의 공조수사다.

예은아빠 유경근 씨 “나쁜 유가족답게 처신 하겠다”

유 위원장은 이날 경찰 조사에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상상을 초월하는 판단과 행위를 하신 김재원씨에게 경의를 표합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그는 “저는 국민, 특히 참사 피해자들을 대하는 정부, 정치인들의 치사하고 저급한 인식과 태도에 대해 진술하러 간다”라고 밝혔다.

조사를 마친 뒤 유 위원장은 장문의 글을 통해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자식을 잃은 유가족들이 늘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어 ‘늘 이성적이기를 강요하는 족쇄’, ‘유가족 개개인은 이성적일 수 없습니다’라는 표현도 쓰며 남모를 속상함을 토로했다.

▲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 페이스북 캡처.

또 “사과는 김재원 씨가 해야한다. (김 의원이) 사과할 거 정말 많다”라며 “김재원 씨는 훼손당할 명예의 실체를 재판장은 알려달라”라고 적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박주민 변호사는 ‘go발뉴스’와의 통화에서 “김 의원의 이번 고소는 새누리당이 세월호 유가족을 포옹해야할 국민이 아닌 정부를 비판하는 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박 변호사는 “정부의 잘못으로 자식을 잃은 세월호 유가족들이 정권을 비판하는 것을 당연한 일”이라며 “최근 정부가 전단지 살포자들을 압수수색하는 것처럼 이번 고소도 유가족들의 정부 비판을 압박하려는 수단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유 위원장의 진술 내용은 18일 관할서인 영등포서로 전달될 예정이다. 사건에 대한 기소 의견은 영등포서에서 결정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