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외무성이 인터넷 홈페이지의 한국 소개글 중 ‘한국은 자유와 민주주의, 시장경제 등의 기본적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라는 기존의 내용을 삭제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연합뉴스> 등 언론보도에 따르면, 외무성 홈페이지의 ‘최근의 일‧한관계’ 항목 중 ‘우리나라(일본)와 자유와 민주주의, 시장경제 등의 기본적 가치를 공유하는 중요한 이웃나라’라는 한국 소개 문구에서 ‘가장 중요한 이웃나라’만 남고 앞부분은 모두 빠져 있었다.

앞서 아베 총리는 지난 2013년 2월과 지난해 1월 연설에서 한국을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기본적 가치와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이웃나라”, “기본적 가치와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이웃나라”라고 표현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2월 연설에서는 “가장 중요한 이웃나라”라고만 했다. 홈페이지의 기술 변화는 아베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김성완 시사평론가는 5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에 출연해 일본 측의 문구 삭제배경에 대해 “외무성 관계자가 아사히 신문측에 한국 사법과 한국 사회에 대한 불신 때문이라고 전했다고 한다”면서 박 대통령의 ‘사라진 7시간 의혹’을 보도한 “산케이 신문 가토 지국장 기소에 대한 실망이라는 분석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여러 가지 분석이 가능할 것 같다”면서 “박근혜 대통령과 소원했던 관계, 한일관계가 계속 멀어졌던 그런 관계가 다 밑바탕에 깔려 있고, 혹시 그동안에 구애를 하다가 지쳐서 이제는 우리 살길대로 가자 이렇게 결심한 게 아닐까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고 풀이했다.

김성완 시사평론가는 한일관계 회복을 위해 명분보다는 실리를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일본교포들이) 한 때 뜨거웠던 한류도 이제는 좀 시들하다는 얘기도 많이 한다. 경제교류규모도 계속 줄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최근에 이런 문제들을 보면 외교는 명분도 중요하지만 실리도 참 중요하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 이 아니라 ‘미워도 다시 한 번’이 필요할 때도 있는 게 외교관계라고 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어쩌면 그 타이밍을 놓치고 명분과 실리를 다 잃어버리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 아닐까하는 걱정을 만드는 상황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편, 한국 관련 설명을 바꾼 이유와 관련 일 외무성은 “홈페이지의 대한민국에 관한 기초 정보를 정기적으로 개정하고 있으며 이번에 그 일환으로 개정했다”며 수정한 내용에 관해 “일일이 얘기하지 않겠다”고 <연합>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