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명의 사상자를 낸 의정부 화재사고가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이재민들은 여전히 임시숙소를 전전하고 있다.

12일 의정부시 재해대책본부에 따르면, 이재민 375명은 사고 직후 경의초등학교 강당을 임시숙소 삼아 생활해왔다. 그러나 초등학교 개학 때문에 임시 숙소를 군부대가 철수한 306보충대에 마련된 대피소로 옮겼다.

이 곳에서 생활하기로 신청한 이재민은 총 117명. 그러나 실제로 생활하는 인원은 20여명 안팍으로 대부분 몸이 약한 60~70대 노인들이다. 내부반 하나에 7가구가 커튼을 치고 생활을 하고 있다. 나머지 주민들은 열악한 환경을 견디다 못해 대부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이 생활하고 있는 306보충대 대피소가 오는 28일 철거가 예정돼 이재민들의 발등에 불이 붙었다. 이재민 절반 가까이가 전·월세 보증금을 받지 못해 거처를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 ©SBS

이에 시 관계자는 ‘go발뉴스’와의 통화에서 “306 보충대 대피소는 예정대로 28일 철거될 예정”이라며 “이재민들이 향후 머물 거처에 대해서는 아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시에서 특별하게 해 줄 수 있는 것이 없다. 유가족들에게 장례 비용 지원 외에 나머지 피해 보상은 보험회사나 건축주의 책임”이라고 설명했다.

화재는 지난달 10일 오전 9시 16분쯤 의정부시 의정부동에 있는 대봉그린아파트에서 불이 시작됐다. 불은 바로 옆 건물 2동과 인근 주택으로 번졌으며 5명이 숨지고 125명이 부상했다.

경찰이 확보한 건물 CCTV영상에 따르면 불은 아파트 입구에 주차된 4륜 오토바이에서 시작됐다. 경찰은 오토바이 소유주 김모씨가 발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과실치사상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