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잘 안쓰던 김무성, ‘언론에 일부러 노출?’ 관측도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청와대 문건 파동의 배후를 암시하는 듯한 내용을 자신의 수첩에 적었다가 공개돼 논란이 되고 있다.
<뉴스웨이>는 지난 12일 국회 본회의에 출석한 김 대표가 오른손에 수첩을 들고 있는 사진을 찍어 보도했다. 수첩에는 “문건 파동 배후는 K, Y. 내가 꼭 밝힌다. 두고 봐라. 곧 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내용이 자필로 적혔다. 이는 검찰이 문건 파동의 주범과 종범으로 밝힌 조응천 전 공직기강 비서관이나 박관천 경정 외에 제3의 인물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낳았다.
또 수첩의 상단에는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 손수조 전 인수위 청년특위 위원, 음종환·이동빈 청와대 행정관 등 4명이 이름이 적혀 있으며, 중간 부분에는 ‘실장’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정치적으로 묘한 시기여서 만나거나 전화통화하기 어렵다. 시간이 지난 후 연락하겠다”는 글이 적혀 있다.
13일 <JTBC> 등에 따르면, “문건파동 배후는 K, Y"라는 발언은 지난해 12월 수첩의 상단에 적힌 4인의 술자리에서 나온 얘기이며, K와 Y는 각각 김 대표와 유승민 의원을 가리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술자리에서 한 행정관은 조 전 비서관과 박 경정의 배후로 유 의원, 김 대표를 거론하면서 같은 대구 출신으로 유 의원과 친한 조 전 비서관이 김 대표로부터 차기 공천을 얻기를 바라고 ‘정윤회 문건’을 생산·유출한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모임에 있었던 한 참석자가 김 대표를 만났고, 이 같은 사실을 안 김 대표는 격노했으며, 유 의원은 직접 안봉근 제2정무비서관에게 전화를 걸어 조치를 요구했다.
유 의원은 “자신이 배후라는 얘기는 새빨간 거짓말”이라면서도 “그런 말이 돈 건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고 <JTBC>는 전했다.
또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김 대표는 해당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김기춘 비서실장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이에 김 실장이 ‘정치적으로 묘한 시기’라며 통화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실장은 김 대표의 전화 후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13일 오전에서야 행정관을 불러 이번 ‘K,Y' 사태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 대표는 평소 수첩을 잘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과 수첩 내용에 대해 적극적으로 부정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일부러 언론 카메라에 노출시킨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김 대표·유 의원은 원조 친박에서 현재는 비박계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