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땅콩 회항’으로 논란을 일으킨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지난 17일 오후 2시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에 출두했다.©go발뉴스

인하대 교수회는 22일 ‘새 총장 선임에 즈음한 교수회의 입장’이라는 발표문에서 “재단 이사장 자녀의 부적절한 언행이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으며, 총장 유고 사태는 우리 학원에 쌓인 적폐의 일단이 드러난 것”이라며 “재단과 모기업인 대한항공은 물론 우리 대학의 운영 방식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지 않으면 안 될 시점에 와 있다”며 이같이 촉구했다.

인하대 재단인 정석인하학원 이사는 총 15명이다. 이사장인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을 필두로 조 회장의 장녀인 조현아 전 부사장과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이 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재단 산하 교육기관으로는 인하대, 인하공업전문대, 인하대 사범대학 부속고등학교, 인하대 사범대학 부속중학교가 있다.

교수회는 “그동안 학교 구성원과 아무런 소통 없이 이사장의 개인 인연과 재단의 입맛에 따른 인사들이 연이어 총장으로 선임됐고, 그 결과 대학의 수장이자 얼굴인 총장이 임기조차 채우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이사장의 하수인으로 만들고자 한 시도가 급기야 현재의 사태까지 초래했다”며 “반복되는 인사 난맥상의 책임은 이사회와 이사장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인하대 총장직은 3대째 이어 파행적으로 유지됐다. 홍승용 11대 총장이 지난 2008년 이사회 참석 후 돌연 퇴진했다. 이사회에서 조현아 이사가 교수 임용과 관련해 홍 총장에게 막말하며 서류를 던진 직후라는 증언이 나왔다.

이후 이본수 12대 총장과 박춘배 13대 총장 역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이들 역시 이사진과 관계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교수회는 “새 총장 선임과정을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진행해 학교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수장을 선임”하는 것을 첫 번째 당면 과제로 선택했다.

이어 ▶이사장과 특정 학연으로 연관된 인사를 배제할 것 ▶학교 구성원인 교수·학생·교직원·동문들의 인사를 대폭 반영할 것 ▶새 총장에게 자율적인 학교 경영권을 부여할 것 ▶이사장의 직계자녀 이사회 배제 등을 요구했다.

한편 인하대는 조만간 총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후임 총장을 물색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4명이 물망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