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청와대 몰카시계 흐지부지 넘길 일 아냐”

“美 닉슨 대통령 ‘도청’ 아닌 ‘거짓말’ 때문에 퇴진.. 명백히 밝혀야”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제기한 청와대 ‘몰카시계’ 의혹과 관련, <문화일보>가 “흐지부지 넘길 일이 아니”라며 청와대의 해명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문화일보>는 17일 「청와대 ‘몰카 시계’ 의혹, 흐지부지 넘길 일 아니다」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청와대 내부의 암투와 불통에 대한 국민적 걱정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몰카 시계’ 논란이 돌출했다”고 전했다.

<문화>는 “몰카 시계는 녹음과 녹화가 가능한 손목시계형 캠코더로써, 지하철이나 엘리베이터 등에서 여성의 치마 속을 몰래 찍다가 잇달아 적발되는 등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장비”라며 “이것을 청와대 비서실, 그것도 ‘문고리 3인’의 일원인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 측이 구매했다고 한다”고 꼬집었다.

신문은 “청와대는 연설기록비서관실에서 녹취용으로 구입한 것이 잘못 기재됐다고 해명했지만 상식의 눈높이에서 이해하기 어렵다”며 “우선, 청와대 행사 참석자들의 언행을 그런 방식으로 기록하겠다는 발상 자체부터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어 “청와대에는 외국 국가 원수는 물론 고위공직자, 저명 인사 등이 수없이 출입한다. 이들의 언행은 공식적·공개적이고, 기록된다는 것도 알고 있다. 문제는 속임수를 동원했다는 것”이라며 “이는 공공기관의 업무 방식이 될 수 없으며, 청와대의 도덕성과 신뢰에 먹칠을 한다. 일반 가정에서도 손님을 이런 식으로 대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문화>는 더 나아가 “제2부속비서관실 명의로 구입한 것은 더 큰 문제”라며 “이미 ‘대통령 심부름꾼’을 넘어 국정 관여 의혹을 받고 있다. 조응천 전 비서관은 안 비서관의 경찰 인사 개입 정황을 폭로한 바 있다”고 꼬집었다.

신문은 “최 의원의 폭로 취지처럼 권력암투용(用)은 아닌지 의심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며 “미국의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도청’이 아니라 ‘거짓말’때문에 물러났다. 청와대 몰카 시계 발상이 어디서 나왔고,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떻게 시행됐는지 상세히 밝혀져야 한다”고 일갈했다.

앞서 최민희 의원은 16일 국회 긴급현안질의에서 청와대 제2부속실이 지난해 5월 총 2개 ‘몰카 시계’를 구입한 사실을 공개하며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과의 관련성을 제기했다.

최 의원이 구입한 시계의 용도를 질의하자 이날 정홍원 국무총리는 “연설기록비서관실에서 사용하려고 구입했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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