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을 일으킨 조현아 전 대항항공 부사장을 검찰에 고발하고 대한항공은 운항정지 또는 과징금으로 행정처분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국토부는 미국 뉴욕공항에서 지난 5일 발생한 대한항공 여객기 ‘땅콩 회항’ 사건에 대한 현재까지 조사내용을 바탕으로 16일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국토부는 “조 전 부사장이 일부 승무원 및 탑승객의 진술 등에서 고성과 폭언 사실이 확인됐다”며 “항공보안법 제23조(승객의 협조의무) 위반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되어 금일 중으로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조사과정에서 폭행여부는 확인되지 않아 그 동안의 조사자료 일체를 검찰에 송부하고 항공보안법 제46조(항공기 안전운항 저해 폭행죄)에 대한 적용 여부에 대해서는 검찰의 판단을 따르기로 했다.

특히 대한항공에 대해서는 “거짓진술을 하도록 항공종사자를 회유한 것은 항공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검사의 거부·방해 또는 기피 항목을 위반하고, 조 전 부사장, 박창진 사무장 등의 허위진술 역시 질문에 답변하지 않거나 거짓 답변을 금지한 규정을 위반한 것에 해당된다”고 판단했다.

▲ ⓒ KBS

한편 국토부와는 별도로 사건을 조사 중인 서울서부지검은 조 전 부사장에 대해 항공보안법 및 항공법 위반·위력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조 전 부사장의 신병과 관련해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17일 출석하는 조 전 부사장의 조사 결과에 따라 구속 여부가 결정할 예정이다.

고발인 및 참고인 조사에서 조 전 부사장의 지시로 회사 차원에서 사무장과 승무원 등 직원들을 상대로 조직적인 회유와 협박이 있었다는 진술도 나온 만큼 조 전 부사장의 ‘증거인멸’ 지시 여부가 중요하다. 조 전 부사장이 증거인멸을 지시한 것으로 확인되면 구속 수사가 불가피하다.

또 조 전 부사장의 증거 인멸 지시와 회사 차원의 회유와 협박을 통한 ‘증거인멸’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대한항공 임원 등이 추가로 소환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실제로 지난 15일 대한항공 승무원이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을 당시 대한항공 관계자가 동행해 조사실까지 따라 들어가려다가 검찰 관계자에 의해 제지를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 전 부사장은 오늘(17일) 오후 2시 검찰에 출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