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사람’ 발언, 정확한 정황 이야기.. 정윤회가 처벌 요구”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문체부 국·과장 이름을 거론하며 ‘나쁜 사람이라고 하더라’고 언급했다는 보도와 관련, “어디서 들었는지 대충 정확한 정황 이야기”라고 시인해 파장이 더 확산될 전망이다.
5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유 전 장관은 박 대통령이 지난해 8월 자신 등을 부른 뒤 수첩을 꺼내 문체부 직원 이름을 직접 언급하며 “나쁜 사람이라고 하더라”고 말했다는 보도에 대해 이같이 말하며 “그래서 BH(청와대)에서 반응을 보이지 못하는 것이겠지. (청와대가) 자신 있으면 허위 사실 공표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고 할 텐데”라고 말했다.
유 전 장관은 정윤회 씨 부부가 청와대와 문체부 등을 통해 승마협회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인정했다.
유 전 장관은 “조사 결과 정윤회씨 쪽이나 그에 맞섰던 쪽이나 다 나쁜 사람들이기 때문에 모두 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청와대에) 올린 건데 정씨 입장에서는 상대방만 처리해 달라고 요구한 것을 (우리 문체부가) 안 들어주고 자신까지 대상이 되었다고 해서… 괘씸한 담당자들의 처벌을 (대통령에게) 요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종 문체부 2차관과 이재만 총무비서관, 자신과의 갈등설과 관련해서도 “김 차관과 이재만 비서관은 하나로 묶어서 생각하면 정확하다”며 “김 차관은 자기 배후에 김기춘 실장이 있다고 공공연하게 떠들고 다니지만 그렇지 않은 여러 정황 증거가 있다”고 폭로했다.
또한 “(인사청탁 등은) 항상 김 차관이 대행했다”며 “김 차관의 민원을 이재만 비서관이 V(대통령을 지칭하는 듯)를 움직여 지시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밝혔다.
또 유 전 장관은 김진선 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의 급작스러운 사퇴에 대해서도 “김 전 위원장에 대한 무리한 표적 감사와 사표 수리 등 체육계의 여러 사안에도 (김종·이재만 등의) 인사 장난이 있었다”며 청와대 개입설을 주장했다.
그러나 김종 차관은 <조선>에 “차관으로 있으면서 인사에 영향을 미친 적이 없다”고 부인했고, 김 전 위원장도 “내가 그만둔 이유는 3 년간 했고 조직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 전 장관은 지난 7월 후임 장관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청와대로부터 면직 통보를 받았다. 유 전 장관이 세월호 참사 직후 국무회의에서 내각 총사퇴를 언급했다가 박 대통령의 질타를 받고 인사문제로 청와대와 갈등설이 제기된 바 있어 면직처리 배경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