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한 목소리로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30일 <조선일보>는 양상훈 논설주간의 ‘답답하다’라는 제목의 기명칼럼을 통해 “요즘 많은 사람이 ‘답답하다’고 한다. 경제는 저성장으로 굳어져 버렸다. 그래서 자신과 가족의 미래가 답답하다”며 “대표 기업이라는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실적이 곤두박칠치고 있다”고 경제 위기를 지적했다.

양 주간은 “재계에선 ‘실질적으로 돈을 버는 계열사가 하나도 없는 그룹이 있다’는 얘기들이 퍼진다. 외환위기 때 세계 11위였던 우리 경제 규모는 15위로 떨어졌다”며 “올해보다 내년이, 내년보다 내후년이 더 어렵다고 한다”고 우려했다.

이어 “1990년 전후에 태어나 초등학교 입학 즈음에 외환위기를 겪은 청년들은 고교 졸업쯤에 리먼 사태를 만났고 괴상하고 끔찍한 입시 지옥을 지나 대학을 졸업하려니 취업문이 보통 ‘몇백 대 일’”이라며 청년들의 취업 문제와 가계 부채 등의 문제를 거론했다.

양 주간은 이같은 문제와 함께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 “사람들은 답답하다고 가슴을 치는데 대통령과 청와대는 뭘 하고 있는지 잘 알 수가 없다”며 “낡은 발상과 형식적 의전 행사만 이어진다. 그들이 나라 전체에 퍼지는 답답함과 불안감을 함께 체감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 ⓒ KBS

<동아일보>도 전날 박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을 ‘대통령은 1년간 뭘 했는가’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맹질타했다.

<동아>는 박 대통령의 ‘방산비리 척결’ 언급을 두고 “이런 발언은 지난해 11월 박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 때도 나온 것”이라며 “마치 1년 전 국회 시정연설 원고를 다시 서랍에서 꺼내 읽은 게 아닌지 착각이 들 정도”라고 비꼬았다.

<동아>는 “‘비리를 반드시 척결하겠다’는 대통령의 다짐을 왜 1년이 지난 뒤에도 다시 들어야 하는가”라며 “공직혁신과 부패방지를 위해 박 대통령은 김영란법과 유병언법을 빨리 국회에서 통과시켜 달라고 정치권에 촉구해 왔지만 그동안 정부 역시 ‘법 타령’ 말고 무엇을 했는지 궁금해진다”고 꼬집었다.

이어 “경제 문제도 마찬가지다. 박 대통령은 어제 ‘창조경제를 뿌리 내려 우리 경제를 역동적인 혁신경제로 전환시키고 규제 개혁을 하기 위해 총력을 다했다’고 말했다”며 “그러나 국민은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가 무엇인지, 이번에는 왜 혁신경제라는 말이 나오는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동아>는 사설 말미에 “박 대통령이 판에 박힌 말로 공공 개혁과 경제 개혁을 강조하기보다는 그동안 집행하지 못한 정책에 대한 솔직한 반성과 개선 의지를 밝혔더라면 더 큰 공감을 얻어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