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대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후보와 관련한 의혹을 인용보도했던 <서울의소리> 백은종 대표에게 중형이 구형됐다.

검찰은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재판장 이범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백은종 대표의 명예훼손 사건 결심 공판에서 백 대표에 징역 6년을 구형했다. 이는 이명박 정부 시절 집회 참가와 관련해 집시법 위반, 도로교통법 위반과 박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 4년과 박지만 회장 5촌 살인사건 의혹 보도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2년형을 합한 것이다.

백 대표는 지난 2012년 7월 대선출마 선언을 한 박근혜 후보와 고 최태민 목사와의 관계, 저축은행비리 연루 등과 관련해 의혹을 제기한 미주한인신문 <선데이저널>의 글 전문을 <서울의소리>에 게재해 박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박근혜 후보가 백 대표를 고소한 후 검찰이 한 달 만에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지난해 5월 돌연 백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더불어 검찰도 같은 해 박지만 5촌 살인사건 의혹 보도 관련 선거법 위반혐의로 기소하고, 이명박 정부 시절 참가했던 광우병 집회, 용산 참사, 반값등록금 등 집회와 관련해 집시법 위반과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재판이 잇따라 재개됐다.

▲ ⓒ 백은종

백 대표는 이날 법정 최후진술에서 “대선을 4개월 앞두고 한나절 올렸다 내린 외신 기사에 대해 정정보도 요청도 없이 갑작스레 구속영장까지 신청한 검찰의 태도는 당시 박근혜 후보의 언론 검증을 방해하려는 처사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며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도 “대북 풍선 날리기를 표현의 자유 때문에 막을 수 없다고 방치하면서도 언론에 대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명예훼손 고소를 취하하지 않는 것은 사안마다 다른 이중적 행태”라고 말했다.

백 대표의 변호인 김인숙 변호사는 변론요지서에서 “피고인이 최근의 사회문제에 대해 현장에 참가한 것은 개인의 영달이나 욕심이 아니라 ‘약자가 보호받는 세상, 그리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하여 본인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역할을 담당하기 위한 것”이라며 “피고인의 행동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헌법적으로 인정되는 집회 결사의 자유 및 표현의 자유의 한 행동으로 평가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박 대통령과 박지만 회장의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서는 “(선데이저널 인용보도) 관련 내용은 당시 박근혜 대선후보의 동생들을 비롯한 측근에서부터 상당히 오래전부터 흘러나온 이야기였다”며 “박지만의 경우도 전체 기사내용을 보면 일방적인 명예훼손을 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백 대표는 29일 ‘go발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난 2012년 선데이저널 전문을 보도했을 당시의 고소는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후보에 대한 비판적인 매체들의 입을 막기 위해서였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구형도 인터넷, SNS 검열처럼 자신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들을 겁 주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백 대표측은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박 대통령과 박 회장을 고소인 신분으로 여러차례 증인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박 대통령은 김모 변호사에게 전권을 위임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