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유명 헬스트레이너를 청와대 행정관으로 채용하면서, 동시에 약 1억 가량의 개인 트레이닝 장비들을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청와대가 개인 트레이닝 장비를 국가예산으로 구입해 청와대 내에 필라테스 스튜디오를 설치하고, 개인 트레이너를 고위공직자로 임명해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28일 국회운영위원회 소속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제보를 통해 확인한 결과, 박 대통령 취임 직후인 작년 2~3월 사이 청와대 제2부속실은 D업체로부터 1억여원의 개인 트레이닝 장비를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장비들은 일반 헬스용 장비가 아닌 몸매 관리를 위한 필라테스 스튜디오 장비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최민희 의원실 관계자는 “청와대가 구매했다는 장비를 확인한 결과 ‘파워 플레이트’라는 미국산 장비는 최근 유명 여배우들이 다이어트와 체형관리 등을 위해 사용하면서 유명세를 탔고, 청와대가 주문한 사양은 최고급(pro7)으로 현재 시세는 약 2500만원 정도로 확인됐다”며 “95T 트레드밀, 95X 크로스 트레이너 등의 장비도 합쳐서 2500만원 선의 고가 장비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최민희 의원실은 청와대에 제2부속실의 세부예산 사용내역, 청와대가 구입한 고가 필라테스 장비내역, 장비구입 목적 등을 정식으로 자료요청한 상태지만 청와대가 답변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 윤전추 행정관 /ⓒ 트위터(@BusanCity****)

이와 관련해 작년 초에 임용된 것으로 알려진 윤전추 제2부속실 행정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됐다.

윤 행정관은 트레이너 시절 전지현, 한예슬 등 유명 여배우의 개인 트레이닝을 맡으면서 ‘스타 트레이너’로 명성을 날린 인물이다. 또 재벌총수를 전담하면서 ‘비즈니스맨 전문코치’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윤 행정관이 소속된 제2부속실은 영부인 관련 수행 업무를 담당하는 곳으로, 당시 헬스 트레이너를 고위 공무원 신분에 준하는 행정관으로 둔 사실이 알려지면서 청와대 부속실이 현직 대통령의 몸매 관리를 위한 곳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청와대는 “법적·윤리적 하자가 없다”며 “헬스트레이너로 일하고 있지 않다. 대통령을 보좌하고, 흥보와 민원 업무를 맡고 있다”고 해명한 바 있는데, 윤 행정관이 채용된 시기와 개인 트레이닝 장비를 구입한 시기가 묘하게 맞아 떨어져 의혹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또한 윤 행정관은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호텔 피트니스 클럽에서 트레이너로 활동한 적이 있는데, 청와대에 납품한 필라테스 장비들 역시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호텔 피트니스 클럽에 납품한 장비와 거의 같은 장비이며 납품업체도 같은 것으로 확인됐다.

최민희 의원은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장비들은 트레이너 없이 혼자 사용할 수 있는 장비가 아닌 것으로 확인돼 결국 전지현씨의 트레이너 출신인 윤전추 행정관은 홍보 및 민원 담당 행정관이 아닌 대통령 몸매관리 행정관이라는 강한 의구심이 생긴다”고 밝혔다.

이어 “이 의혹들이 사실이라면 청와대 제2부속실의 역할에 대해 민원소통창구라고 했던 말과 고위공무원으로 임용한 윤 행정관의 업무가 홍보 및 민원이라고 해명했던 청와대의 말이 거짓으로 드러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아울러 “전문가들에게 확인한 결과 제보자가 밝힌 청와대에 납품된 세라밴드 세트 및 메디슨 볼 등의 세부 등급이나 용도가 여성·노약자 등을 위한 맞춤형 주문이었다”며 “청와대는 본 의원이 요구한 제2부속실 세부 예산내역과 필라테스 장비 등의 사용처를 공개해 제2부속실이 애초 취지와 달리 대통령의 사생활 창구로 이용된다는 의혹과 대통령 개인 트레이너를 고위공무원에 앉혀서 세금으로 월급을 주고 있다는 의혹을 해소해야 할 것”이라고 청와대 답변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