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공사 부실인수 ‘MB 최측근’ 개입 의혹

새정치 “석유공사 하베스트 인수, 이명박 정부의 권력형 비리”

부실 인수 논란을 받고 있는 한국석유공사의 캐나다 에너지업체 ‘하베스트’ 인수과정에서 이를 자문한 메릴린치를 둘러싸고 이명박 정부의 비리 의혹이 제기됐다.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부좌현 의원은 23일 국정감사에서 “석유공사가 하베스트사를 인수할 당시 자문사인 메릴린치의 서울지점장이 김영찬씨”라며 “속칭 ‘이명박 대통령의 집사’라고 불렸던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아들”이라고 밝혔다.

부 의원은 “당시 메릴린치가 자문사를 제안한 다른 기업들에 비해 객관적인 성적이 낮은데도 불구하고 최종 낙점을 받은 것이 석연치 않다”며 “김 전 비서관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한국석유공사는 지난 2009년 3월 해외투자 자문사를 선정하기 위해 10개 업체를 상대로 3차례 평가를 진행했다. 제안서를 제출한 기업들은 유럽계 5곳, 미국계 5곳이다. 이중 메릴린치는 1차 계량평가(10점 만점)에서 5.43점을 받고 하위권인 공동 5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심사위원의 주관적 판단인 비계량 평가(40점 만점)에서는 35.44점을 받아 1위로 1차 평가를 통과했다.

보름 뒤 열린 2차 평가에서도 메릴린치는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계량평가에서는 전체 4개 기업 중 3위에 불과했으나 비계량 평가에선 높은 점수를 받으며 2위로 통과했다. 결국 3차 최종심사에서 한국석유공사는 2위를 한 메릴린치를 자문사로 선정했다.

한국석유공사가 지난 2009년 3월에 실시한 해외투자 자문사 평가 점수. (자료제공=부좌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
한국석유공사가 지난 2009년 3월에 실시한 해외투자 자문사 평가 점수. (자료제공=부좌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
특히 이날 자리에서는 메릴린치가 작성한 하베스트 보고서가 도마에 올랐다. 억대의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그 내용이 형편없다는 게 지적이다. 메릴린치는 석유공사 측으로 부터 80억 원의 자문료를 받고 하베스트사 하류부문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해당 보고서는 긍정적인 의견 뿐이었다.

부 의원에 따르면 보고서 내용은 하베스트사는 최적으로 중질유를 처리할 수 있는 정제공장이며 ▶정제된 제품의 100%가 시장에서 팔리고 ▶순이익은 계속 증가하고 있는 반면, 원료비는 계속 감소하고 있으며 ▶위험성은 낮고, 수익성은 높다 등 긍정적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었다. 하류부문이란 석유의 수송·정제·판매·가공 등과 관련된 산업부문을 뜻한다.

같은당 김동철 산업통상자원위원장은 “경영상 판단의 잘못으로 국부가 유출된 줄 알았더니 석유공사의 하베스트 인수는 이명박 정부의 권력형 비리”라며 “정유사가 선정된 과정에 총무비서관이 개입됐고, 이걸 추인한 이사회는 MB정부 인수위원회에 관여한 사람들이 들어가 있다. 완전히 MB정부 권력형 비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부 의원은 “석유공사 하베스트 인수 문제는 여러 가지 의혹이 추가로 생긴 만큼 이번 국정감사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라며 “추후에 국민적 의혹을 해소할 수 있는 추가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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