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풍자 ‘LTE뉴스’ 朴대통령 풍자해 삭제 조치?

SBS “팩트 오류일 뿐 외압아냐”.. 언론노조 “지나친 자기검열?”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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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예능프로그램 <웃음을 찾는 사람들>의 정치 풍자 코너 ‘LTE 뉴스’에 대한 외압 삭제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프랑스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데일리 모션’에서 삭제된 영상을 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해당 영상 바로보기)

14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지난 9일 ‘Maby9132’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이 유투브, VOD 유료 사이트 등에서 삭제된 ‘LTE 뉴스’ 10월 3일 방송분을 올렸다. 해당 영상이 데일리 모션에 올라왔다는 소식에 전해지면서 14일 오후 4 기준 22만 여 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LTE 뉴스’는 개그맨 강성범, 김일희씨가 진행하는 시사 풍자 개그 코너다. 정치권에 향한 날카로운 비판뿐만 아니라 담뱃값 인상, 소방 공무원 근무 환경 등 사회적 풍자와 촌철살인 멘트로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아왔다.

삭제된 지난 3일 방송에서는 청와대의 인사 실패와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 회피식 순방을 풍자했다. 앵커로 출연한 강성범, 김일희씨는 송광용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의 ‘1+3 유학프로그램’ 불법 운영 의혹을 제기하며 “인사 문제가 또 터졌을 때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캐나다 순방중!”, “윤창중 전 대변인이 사고를 쳤을 때도 대통령께서는 미국 순방중!”,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논란이 됐을 때도 대통령께서는 아시아 순방중!”이라는 대사를 주고받았다.

강씨는 “이렇게 민감할 때 마다 해외에 계시는 박근혜 대통령은 과연..”이라고 언급하자 김씨는 “아 민감해요”라고 받아쳤다.

이러한 내용이 SBS 홈페이지 다시보기 서비스와 유료 VOD, 유튜브 등에서 모두 삭제되자 네티즌들은 대통령을 풍자한 부분이 문제가 돼 삭제됐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웃찾사> 제작진은 외압이 아닌 ‘팩트의 문제’라는 입장이다. 제작진은 13일 <웃찾사> 시청자 게시판에 올린 해명글에서 “OECD 국가들과 비교할 때 ‘등록금 1위’는 GDP 대비 1위인데 절대 금액 기준인 ‘사교육비 1위’와 구분 없이 말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부정확한 정보를 드렸다”고 밝혔다.

<웃찾사> 제작진이 13일 시청자 게시판에 올린 해명글. ©SBS
<웃찾사> 제작진이 13일 시청자 게시판에 올린 해명글. ©SBS
제작진은 “‘원인불명 사망률 1위’라는 것은 대부분 사망자의 사인을 의학적으로 밝히지 못한 데서 오는 것이었으나 ‘우리가 말조심해야 된다는 뜻 아닐까요?’라는 진행자 대사가 마무리 됐다. 이로 인해 마치 행방불명이나 심각한 범죄의 피해가 원인인 것 같은 오해를 유발하여 우리 사회에 지나친 불신과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이창태 SBS예능국장은 ‘go발뉴스’와의 통화에서 “코미디 프로그램에 외압 삭제 논란이 왜 일어났는지 잘 모르겠다”며 “이런 의혹 제기는 솔직히 프로그램이나 제작진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코미디는 코미디로 봐야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 국장은 “코미디를 정치적으로 해석하면 안 되지만 시청자가 사실 관계를 오해할 수 있는 내용이 있다면 방송하면 안 된다”며 “방송에 대한 통상적인 기준을 가지고 판단했을 때, (시청자가 내용에) 동의 할 수 있는 수준이냐, 아니냐를 결정하는 것은 제작진의 몫”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는 사측에 편성위원회 개최를 요청하기로 하고 ‘LTE뉴스’ 삭제 경위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해명을 요구하겠다는 입장이다.

채수현 언론노조 SBS본부장은 ‘go발뉴스’에 “내용에 문제가 있다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를 받으면 될 일이다. 그런데 제작진이 자진해서 영상을 삭제했다는 점에서 외압이나 자기검열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만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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