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이 문희상 비상대책위 체제를 출발시키며 수습에 나섰지만 이른바 ‘계파 정치’에 대한 당 내부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정동영 상임고문은 22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새정치민주연합 비대위에 우려를 표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 ⓒ 정동영 상임고문 블로그

정 고문은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의 비대위 구성에 대해 “혁신과 상식을 외면한 실망스런 결과”라며 “60년 전통의 야당을 침몰 직전의 난파선으로 만들어놓은 책임자들이 반성과 사과를 통해 뼈를 깎는 혁신을 추구하기보다는, 오히려 당의 혼란을 틈타 특정 계파의 나눠먹기 연합으로 전락했음을 보여주고 말았다”고 질타했다.

이어 “이번 비대위 구성은 계파 청산이 아니라, ‘특정 계파의 독과점 선언이자 계파 정치 폐해의 무한 반복’”이라 지적하며 “비대위원 명단은 ‘계파 청산’이 아니라, 특정 계파가 이번 기회에 당권을 장악하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계파 독과점’ 선언”이라 비판했다.

정 고문은 당 노선의 중도화로 인한 정체성 상실도 우려했다. 그는 “현재 구성된 비대위 위원들은 지금까지 진보적 정치에 대해 거부감을 나타내거나 최소한 적극적으로 동의하지 않는 위원들이 거의 전부”라며 “진보적 정체성을 포기하고 당의 방향을 중도 노선으로 가겠다는 것인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의 햇볕정책에 대해 이적행위와 반역죄로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이상돈 교수에 영입에 동조하는 등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을 모독하고 당원과 지지자들의 자존감에 큰 상처를 안긴 사람들이 계파 보스라는 이유로 비대위에 포진했다”며 “그러한 야당을 국민들이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냐”고 문재인 의원과 박영선 의원을 겨냥해 발언했다.

그러면서 “지금 당에 필요한 것은 계파의 제몫 챙기기가 아니라 당의 노선과 정체성을 바로 세움으로써 당의 존재이유를 증명하고, 당원의 권리를 제도화함으로써 당의 근거를 유지하는 것”이라며 “비대위에 주어진 엄중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발상과 행동의 대전환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 ⓒ JTBC

같은 당 조경태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비대위는 각 계파의 수장들로 비대위를 구성했다”며 “개혁의 대상인 분들이 비대위원으로 많이 들어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비대위원 구성으로 보았을 때 우리 당의 개혁과 혁신은 물 건너 갔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며 “전당대회에서 선수로 뛰어야 할 분들이 심판의 완장까지 찬다는 것이 과연 이치에 맞는 것인지, 또 그런 분들을 비대위원으로 임명하는 비대위원장은 과연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신지, 우리 당의 미래는 참으로 암울 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다”며 문희상 비대위원장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