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 인천AG 참가 타종교 선수에 선교활동 ‘물의’

선수들 거세게 항의.. 경찰 “외교 분쟁 확대 우려 사전 차단 방침”

인천의 한 교회 신자들이 아시아경기대회에 출전한 이슬람·힌두교권 국가 선수에게 선교활동을 벌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빚고 있다.

22일 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개막 이틀째인 지난 20일 인천 남구의 한 교회 신자 10여 명이 선수촌 입구에 있는 ‘월컴 센터(안내센터)’ 앞에서 선교 활동을 벌였다. 이들은 러시아로 적힌 선교용 팸플릿을 선수들에게 나눠 준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팸플릿에는 성경 구절 일부와 ‘예수를 믿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고 이 팸플릿은 힌두교권인 이란과 이슬람권인 동남아시아 선수들에게도 무차별적으로 배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선교활동을 벌인 교회는 대한예수장로회 소속인 A교회로, 이 교회 신자들은 서구 주경기장과 연수구 선학경기장 인근에서도 선교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팸플릿을 받은 선수들은 웰컴센터 측에 즉각 항의했다.

중동권 국가를 담당하는 한 자원봉사자는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선교활동에 강한 불만들을 드러내며 항의했다”며 당시 선수들의 반응을 전했다.

그는 “일부 이슬람권 국가에서는 기독교 선교활동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며 “그 만큼 민감한 부분이기 때문에 해당 국가 소속 선수를 상대로 한 선교활동을 막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일부 중동, 이슬람 지역은 선교 활동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으며 최대 사형까지 처벌이 내려질 수 있다.

이미지출처=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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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 신자들의 이 같은 선교활동은 지난 8월 ‘인천아시안게임 성공기원 및 기독인봉사협의회’ 출정 예배를 통해 이미 예견됐었다.

기독교 언론매체인 <뉴스파워>에 따르면 ‘인천아시안게임 성공기원 및 기독인봉사협의회(이하 인아협)은 인천지역 103개 교회 신자들이 참가국 선수들을 대상으로 입국 환영 및 출국 환송, 통역 등의 자원봉사활동을 펼치는 일시적인 연대로 지난해 7월 설립됐다.

인아협은 지난달 27일 인천순복음교회에서 ‘2014 인천아시안게임 성공기원 및 기독인봉사협의회’ 출정예배를 갖고 연대 내 적극적인 동참을 촉구했다. 당시 출정예배는 인천광역시기독교총연합회(이하 인기총)가 주최한 자리로, 참석한 일부 연사들이 “아시안게임을 선교의 기회로 삼자”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됐었다.

특히 인아협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전용태 장로는 “이번 대회가 아시아 45개 국가에 성시비전과 전략을 소개하는 기회가 되고, 복음을 전하는 선교 대회가 될 수 있도록 인천의 교회들이 힘을 모으자”라며 격려사를 전했었다.

그러나 전 장로는 22일 ‘go발뉴스’와의 통화에서 “(해당 발언은) 기억이 잘 안 난다”며 “(타종교 국가 선수 선교활동에 대해) 그런 일이 있었는지 몰랐다”고 반문했다. 타종교를 가진 다른 나라 국가 선수에게 선교활동이 적절한가에 대해서는 “인기총에게 물어보라”며 답변을 회피했다.

인기총 관계자도 역시 “해당 교회가 인기총이나 봉사협회와 관련이 있는 교회인지 잘 모른다”며 “해당 사건에 대해 인기총이 입장을 표하기 어렵다. 이야기가 오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웰컴센터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경찰본부(CP)는 선교활동을 종교적인 분쟁이 외교적인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어 앞으로의 선교활동에 대해 사전에 차단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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