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이 세월호특별법 협상 난항으로 파행이 장기화되고 있는 국회를 향해 “내각제였다면 국회를 해산해야 할 상황”이라는 무시성 발언을 해 파문이 일고 있다.

<뉴시스>에 따르면 정 장관은 18일 취임 2개월을 맞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자리에서 “국회가 통치 불능 상태”라며 “다수결을 중시하는 대통령제인 우리나라가 내각제 국가처럼 합의를 중시한 국회선진화법을 도입했지만 여야가 (정쟁으로) 합의를 못 이뤄 국회가 지금처럼 교착상태에 빠질 경우에 대한 해법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은 긴급재정명령을 할 수는 있어도 국회 해산은 못한다. 국회가 자진 해산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까지 발언했다.

이날 정 장관의 발언은 지난 16일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의원 세비 반납 발언’과 그 맥락을 같이 하는 것으로 보인다.

▲ 정종섭 장관 ⓒ 안전행정부

정 장관이 비록 헌법학자로서의 견해임을 전제했지만 청와대 이어 국무위원마저 입법부를 무시하는 발언이 나오자 야권은 거세게 반발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진선미 원내부대표는 “지금 세월호 특별법 협상이 제대로 되지 않아 국회가 정상 운영을 못하는 가장 큰 책임이 어디 있는지 학자로서 돌아봐야 한다”며 “세월호 특별법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박 대통령이 모든 것을 막고 있는 가장 무서운 철벽이라 생각하는데 그 부분을 외면하고 오히려 화살을 국회에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범계 원내대변인도 역시 “본인이 장관인지 헌법 학자인지 착각하고 있다”며 “대통령이 국회에 세비반납을 말했을 때 어떤 분이 조언을 해서 대통령이 헌법 정신에 반하고 삼권분립 위배되는 국회를 의원들을 손톱 밑에 때만큼도 생각하지 않는 발언을 했을까 궁금했는데 아마 정 장관이 조언‧자문을 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김제남 원내대변인은 “대통령부터 나서서 국회의원 세비 반납 운운하니 장관까지 덩달아 난리법석 떠는 격”이라며 “행정부의 입법부에 대한 모욕이 대놓고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더이상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 성토했다.

네티즌들도 “꼴뚜기가 뛰니까 망둥이도 뛴다고 박근혜가 국회를 흔드니까 장관이 국회해산 말을 한다”(@tgs****), “국회란 국민의 뜻을 전달하는 심부름꾼이다. 국회해산하고 군사정권 세우려고?”(@688****), “위장전입, 부동산 투기, 논문표절, 군 복무 특혜 의혹을 받아도 장관으로 임명해 줬으니, 얼마나 고맙겠는가?”(@dan****)라며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