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대선후보에 관한 내용이 교과서에서 삭제될 전망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5일 발표한 새 교과서 검정지침에 따르면, 앞으로 정치인의 사진과 이름은 교과서에서 제외된다. 시민단체들은 국가가 교과서를 검증하지 말고,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된 새로운 교과서 검정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5일 '교육 중립성 관련 검정기준의 적용지침 논의’를 위한 의견 수렴 공청회를 열고 새 교과서 검정지침을 발표했다. ⓒYTN 화면 캡처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교육 중립성 관련 검정기준의 적용지침 논의’를 위한 의견 수렴 공청회를 열고 새 교과서 검정지침을 발표했다.

평가원은 △정치인의 작품을 교과서에 수록 △정치인의 사진·이름은 교과서에 싣지 않을 것 △타인이 쓴 정치인 관련 글은 수록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밝혔다.

다만 각 원칙에는 예외조항이 있다. 정치인의 작품이 수록되지 ‘않는’ 경우는 △정치인이 돼 발표한 작품 △학계에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작품 △작가의 정치적 신념과 이념적 편향성이 드러난 작품 등이다.

정치인의 사진과 이름이 교과서에 ‘실릴’ 때는 △학습맥락상 사진·이름이 나오는 것이 타당 △정치인에 대한 평가가 배제되고 정확한 사실만 기술 등의 기준에 부합되는 경우다. 아울러 검정심의위원 3분의 2의 동의를 거쳐야 한다. 정당의 로고 등 상징물에도 같은 기준이 적용된다.

타인이 쓴 정치인 관련 글이 ‘수록되는’ 경우는 △학습목표 달성에 부합 △정치인의 평가 없이 정확한 사실만 기술 △기술 내용이 정치적 이익·손해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때이다.

이번 평가원의 지침이 시행된다면, 도종환 민주통합당 의원의 시 ‘담쟁이’는 교과서에 계속 실리지만, 안철수 전 대통령선거 예비후보자와 관련된 내용은 삭제될 전망이다.

이같은 검증 방침에 대해,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박범이 회장은 6일 ‘go발뉴스’에  “(국가의) 검증이 객관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정권의 정치적 견해가 반영된다”며 “(평가원을 포함해) 국가가 중립성을 검증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검정위원회가 구성돼야 한다”고 밝혔다.

박범이 회장은 안철수 전 대선 후보의 내용이 삭제될 전망에 대해서 “누가 대통령이 되냐에 따라서 (교과서의 내용이) 바뀌거나 누락돼서는 안 된다”며, “역사를 왜곡하지 말고 객관적 사실을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족문제연구소 관계자는 ‘go발뉴스’에 “정부가 논란을 제공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모든 사람이 동의하는 방침을 만들 순 없겠지만, 합리적이고 합의된 검정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과서) 검정제의 취지는 다양한 의견을 들은 후 질 높은 교과서를 만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안철수 전 후보의 내용 삭제는) 민감한 문제”라며, “헌법상 교육은 정치적 중립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