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성폭행 피해자는 왜 두 번 우는가

약자 짓누르려는 그릇된 사고.. ‘폭식 퍼포먼스’ 등 몰상식 행동 유발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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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프랑스 여행을 하던 20대 한국 여성들이 잇따라 성폭행을 당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그런데 우리를 더욱 놀라게 하는 건 프랑스 남성인 피의자가 지난 5월에 이어 8월에도 이미 같은 수법으로 두 명의 한국 여성을 차례로 성폭행했다는 사실이다. 그러니까 이번에 당한 여성이 세번째라는 의미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피의자는 피해 여성들에게 매우 상냥한 태도로 호의를 베풀며 경계심을 풀게 한 뒤 그의 자동차를 이용해 인적이 드문 교외로 끌고가 흉기로 위협하는 방식으로 성폭행을 저질러왔다. 친절하리라 굳게 믿었던 현지인이 일순간 늑대로 돌변하고 만 셈이다.

그런데 이렇듯 객지에서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들을 또 다시 울리는 이들이 있다. 사회 일각에서 발현되고 있는 저급한 문화가 피해자들을 향해 날카로운 비수를 드러내며 이들을 두 번 울리고 있는 셈이다.

당시 피해자들에게 놓인 주변 환경이 어떠한지 전혀 인지할 수 없는 상황에서 다분히 상상력이 동원된 선험적 예측만으로, 피해자들이 객지에서 당한 아픔에 공감하며 위로해 주기보다 오히려 이들의 부주의한 태도를 문제삼으며 피해자를 가해자와 동급 내지 그 이상의 수준으로 둔갑시키려 시도하고 나선 것이다.

이미지출처='새날이 올거야'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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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기사의 댓글 창은 피해 여성을 향한 증오 섞인 저주와 더불어 그 대상을 더욱 넓혀 한국 여성 전체를 향한 조롱과 비아냥 투의 여과되지 않은 원색적인 배설물로 오염돼있다. 피해자에 대한 동정이나 위로 따위의 글은 눈을 씻고 찾을래야 찾아볼 수가 없다.

해외에서 낯선 외국인의 차에 올라 탄 피해 여성의 부주의를 탓하며, 성폭행의 이유 역시 그 떄문일 테니 그들은 성폭행을 당해도 된다는 식의 논지를 편다. 놀라운 일이다. 물론 해외에서 모르는 사람을 조심해야 하며, 더군다나 혼자서 섣불리 차에 오르는 행위는 분명 지양해야 할 행동이란 사실은 삼척동자조차도 알 만한 상식이다.

때문에 피해 여성들의 행동에 ‘조심성이 결여됐다’라는 주장엔 분명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피해 여성들이 스스로 값싸게 행동한 대가이므로 성폭행을 당하는 게 당연하다는 식의 논리는 결국 억지 주장이다. 부주의는 부주의일 뿐, 이것이 범죄행위를 정당화하거나 합리화시킬 수는 없다.

성폭행의 파렴치한 범죄 행위를 저지른 가해자가 분명 나쁜 놈이고, 피해 여성들은 애꿎은 피해자일 뿐이다. 정상적인 공감 능력을 갖춘 이들이라면 피해자들이 겪었을 고통을 함께 헤아리며 이들을 위로해야 함이 맞겠다.

결국 이번 사건을 빌미로 한국 여성 전체를 비하하기 위해 사건에 대한 본질을 왜곡시키고, 시선을 흩트려놓아 부러 핵심을 빗겨가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행동 뒤엔 기회만을 엿보다가 특정 상황이 발생할 때면 우루루 몰려나와 그들만의 목적 달성을 위해 혈안이 된 세력의 움직임이 엿보인다.

사회적 강자 및 권력을 향한 풍자와 해학으로부터 비롯된 비틀기 문화는 온라인의 음지에 둥지를 튼 세력들에 의해 약자에 대한 조롱으로 옮아가며 저급하게 변질됐다. 이러한 현상은 이미 온라인을 초토화시킨 뒤 어느덧 온라인의 담장을 넘어 오프라인 광장으로까지 진출했다.

자신들이 지향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세력들의 무리수가 졸지에 성폭행 피해자를 가해자로 둔갑시키며 이들을 두 번 울리고 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약자에 대한 배려보다 이들을 짓누르려는 그릇된 사고가 모여 결국 학교 폭력 가해자를 두둔하는 일이 벌어지거나 성폭력 피해자를 향해 의심의 눈초리와 함께 손가락질을 가하고, 또한 자식 잃은 부모의 절규를 향해 폭식 퍼포먼스와 무단방뇨를 일삼는, 지극히 몰상식한 현상들을 자꾸만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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