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교사 가운데 97%가 정부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전환 시도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전국역사교사모임과 역사교육연구소가 전국 중·고등학교 역사교사 및 초등학교 교사 85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97%(854명)는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 전환 시도 자체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사 교과서가 국정제이던 2005년 전국역사모임이 전국 역사교사 1295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보다 높은 비율이다. 당시 국정을 반대한다는 의견은 82%로, 전국역사교사모임은 이에 “검정 교과서가 국정 교과서에 비해 많은 장점이 있다는 것을 직접 경험한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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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직한 한국사 교과서 발행체제에 대해서는 68.5%가 현재의 검인정 체제를 선호했고, 이어 출판사에 자율 편집권을 주는 자유발행제가 28.8%, 국정제는 2.6%에 불과했다.

검인정제를 선호하는 이유로는 “역사 해석의 다양성이 어느 정도 잘 보장되어야 하기 때문”(42.2%)과 “국정 교과서는 정권의 입맛대로 쓰여질 가능성이 있어”(40.5%)를 주요이유로 꼽았다. 반면 국정제가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 교사들은 “검인정제 하에는 교과서가 너무 많아 배우고 가르치는 데 어려운 점이 많아서”(43.5%)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교사들은 또 국정으로 전환하지 않더라도 담당 과목의 편수관을 두어 편수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교육부 방안에 대해서도 91.7%가 반대했다. 편수 기능 강화 반대 이유로는 “국가가 특정한 시각을 교과서에 반영시킬 가능성이 크다”(44.7%)는 것과 “불순한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있어 교육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28.7%) 순으로 나타났다.

2013년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부실 검정 논란이 섰던 검정 제도의 내실화에 대해 역사교사들은 “역사단체를 중심으로 전문성을 갖춘 인사가 독립적으로 검정을 실시해야 한다”(57.7%)고 생각했다. 전국역사모임은 “이는 현재 역사교과서 검정을 담당하고 있는 국사편찬위원회의 전문성과 독립성에 대한 역사 교사들의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번 설문은 지난 7월 11일부터 17일까지 진행됐으며, 메일과 문자를 수신한 교사가 온라인으로 응답하는 형식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