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같이 살자는 건데, 양쪽 입장 다 씁쓸”
서울 동작구 노량진 고시촌의 명물인 ‘컵밥집’ 일부가 주변 상인들의 민원으로 강제 철거됐다. 동작구청은 23일 오전 5시 30분쯤 노량진역 인근에서 컵밥을 판매하는 노점 4곳을 강제 철거했다.
24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동작구청관계자는 “지난해 봄부터 수차례 자진철거를 요청했지만 노점 측에서 아무런 개선 노력을 보이지 않아 불가피하게 철거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강제철거는 가장 민원이 많이 제기된 곳에 우선적으로 실시한 것” 이라며 “도로변에 있는 다른 노점들에도 31일까지 자진철거를 하라고 통보했다”고 말했다.
컵밥은 2000~3000원 대의 간편하고 저렴해 고시생들이 주로 이용했다. 수년 전부터 노점상들이 판매해 인기를 끌어 메뉴도 다양해지고 노점 수도 느는 등 노량진역 일대에 명물이 되었다. 그러나 인근 상인들은 컵밥 노점이 늘어나면서 매출이 감소되자 불만이 커졌다. 노량진역 주변 식당 상인들은 영업권 침해라며 지난해부터 구청에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해 왔다.
양용 민주노점상전국연합 노량진 지역장은 ‘go발뉴스’에 “철거된 노점들 중에는 위생적인 문제를 비롯해 전대(세를 받고 자리를 양도하는 것)를 해 민원이 거센 이유가 있었다”며 “다른 부분에 있어서도 장사 시간을 지키지 않는 등 주변 상가에 대해 배려 없는 과도한 측면이 있었다”고 밝혔다.
양 지역장은 “현재 민노련 가입 회원이 50점 중 16점”이라며 “회원들은 영업시간을 정해 놓고 지속적으로 위생 점검도 받는 등 공정성을 지키기 위해 도리를 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제철거에 네티즌들도 각각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젊은 층이 자주 찾은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노량진 컵밥 철거’에 대한 토론이 벌어졌다.
네티즌들은 “먹고 살기 힘든 거 알지만 솔직히 노점상들은 다 없어져야 하긴 하다. 월세 내고 세금내고 장사하는 사람들이 역차별 불평등을 느낄 수가 있다”(베*****), “다 같이 먹고 살자고 하는 건데 안타깝다”(갱**), “양쪽 다 입장이 그러네요..씁쓸하네요”(퀀**), “세금 문제도 그렇고 위생 점검 자체도 없는 사각지대라서 철거가 필요하죠. 가게 월세 내고 세금에 위생점검까지 다 받는 식당 입장에서 본인들이 컵밥 노점상보다 더 극빈자일 수도 있다”(개***), “아무리 강제철거라지만 저걸 다 때려 부수냐..”(오****) 등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