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 심리전단의 댓글 활동을 외부에 알린 전직 국정원 직원에 법원이 벌금 200만원을 선고 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환수 부장판사)는 20일 국가정보원 심리전단의 댓글 활동을 외부에 유출한 혐의로 기소된 전직 국정원 직원 김상욱 씨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김 씨에게 “김씨가 국정원을 대선 승리 도구로 이용해 선거 공정성을 훼손했다”며 징역 2년 6월을 구형한 바 있다.

이날 재판부는 국정원직원법 위반과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는 유죄로 판단했다. 김 씨가 민주당과 언론에 누설한 국정원 직원들의 차량운행 정보와 주소 등이 직무상 취득한 비밀에 해당하고 그가 이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현직 팀장을 사칭한 점을 인정한 것이다.

▲ 전 국정원 직원 김상욱 씨 ⓒ 팩트티비

반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사건 당시 문재인 후보 대선 캠프에서 일하던 김 씨가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목적으로 비밀을 누설해 결과적으로 선거운동의 기획에 참여했다고 보지는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국정원 직원들의 개인정보를 누설하고 활동 현황을 공표한 행위는 비난받을 여지가 있다”면서도 “누설한 비밀이 국가안보와 관련한 중요한 정보는 아니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이 사건이 댓글 활동이 외부에 알려지는 계기가 된 점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재판부는 “김씨가 문재인 당시 대선후보의 선거운동 계획 수립에 참여한 것은 아니”라며 “정황 증거로만 선거 기획에 관여했다고 보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라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김 씨의 비밀 누설을 도운 혐의로 함께 기소된 국정원 직원 정 모씨에게는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정 씨도 공직선거법 위반 부분을 무죄로 판단했다.

김 씨는 재판 직후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재판이 진행 중이라 뭐라 할 말이 없다”면서 "개인의 명예가 권력기관에 의해 훼손되거나 짓밟히는 일이 없으면 좋겠다. 판결문을 읽은 다음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네티즌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네티즌들은 “공익제보자 보호 프로그램이 없어 재판도 받아야하는 나라. 벌금에 한숨 나오네”(@env****), “공익 제보자에 범죄자 취급하는 나라? 제보자는 처벌받고 공무원 신분으로 댓글 범죄자는 무죄?”(@ksk****), “무엇이 사회정의인가! 이런 참담한 마음이 들게 하는 실체는 무엇인가”(@sli****), “‘댓글 제보’ 전직 국정원 직원에 벌금 200만원! 부정선거 범죄자들 단 한명도 구속되지 않았고 오히려 승진시키면서 부정선거 범죄를 고발하면 처벌받는 나라 대한민국은 이명박근혜 새누리당 일당독재 국가!”(@seo****), “‘좌익효수’같은 악질 대선개입 직원은 무혐의. 참 좋은 나라”(‏@sso****)라며 법원 판결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