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정중한 사과와 겸허한 공직사퇴로...”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아프리카예술박물관의 이주노동자들에게 ‘노예노동’을 시켰다는 논란을 일으킨 새누리당 홍문종 사무총장이 사과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거짓으로 드러났다.
<한겨레>에 따르면 홍 사무총장은 11일 해명자료를 내고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이러한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국민 앞에 송구스러울 따름”이라며 “언론 보도내용이 여러 가지로 사실과 다르지만 자체조사와 법률자문을 거치는데 시간이 조금 걸리기에 자세한 내용은 추후 결론이 도출되는 대로 빠른 시일 내에 입장을 밝히겠다”고 밝혔다.
홍 사무총장은 이어 “지역문화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2010년 아프리카 예술박물관을 인수해 이사장직을 맡고 있지만 모든 권한은 박상순 박물관장에 일임하고 지원이 필요한 방면만 지원을 해왔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홍 사무총장은 거짓이었다. 11일 오후 민주노동조합총연맹과 ‘이주노동자 차별철폐와 인권·노동권 실현을 위한 공동행동’ 등이 공개한 아프리카예술박물관과 노동자들의 근로계약서를 보면 ‘월 급여 650달러, 하루 8시간 근무, 주 1일 유급휴무’ 등의 내용과 함께 홍문종 사무총장의 이름에 도장이 찍혀 있고 사인도 돼 있었다. 앞서 홍 사무총장 밝힌 “모든 권한은 박물관장에게 일임하고 지원만 해왔다”는 주장에 정면 배치되는 부분이다.
이주노동자들은 지난 2012년 식대 인상 때도 홍 사무총장이 직접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주노동자들에 따르면 “2012년 7월 ‘하루 식대 2500원으로 도저히 생활할 수 없어 식대 인상을 요구했더니, 박물관 쪽이 ‘홍문종 이사장의 권한이니 직접 요구하라’고 했다. 홍 이사장과 직접 면담해 하루 식대를 겨우 4000원으로 인상받았다”고 전했다.
또한 박물관 쪽은 애초에 알려진 것처럼 월급 650달러로 최저임금법을 위반한 근로계약을 맺었지만 이조차 제대로 주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계약을 맺을 당시 환율을 적용하면 650달러는 최소한 71만원 정도 되지만, 아프리카 이주노동자들의 예금은행 거래명세표를 보면 급여는 60만원 또는 65만원이었다.
특히 부르키나파소 이주노동자들은 강제로 적금도 들었다. 월급 60여만원 가운데 10만~20만원을 박물관을 통해 12개월 만기 적금에 부었다고 한다. 박물관 측은 은행 업무에 서툰 이들을 위해 대신 월급을 저축해준 것일 뿐 돌려주려고 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강제적금은 근로기준법이 금지하고 있다.
민주당 장하나 의원도 11일 홍 사무총장 본인의 직인과 친필사인이 적힌 계약서를 공개했다.
장 의원은 “홍문종 사무총장의 ‘운영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뻔뻔한 해명은 이주노동자들을 두 번 죽이는 행위”라고 지적하며 “본인의 직인과 친필사인까지 있는 계약서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작금의 책임회피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이어 “이렇게 명백한 증거에도 운영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발뺌하는 홍 사무총장을 새누리당은 즉각 경질하고 상처 입은 이주 노동자들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뿐만아니라 민주당 유은혜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박물관은 ㈔한국박물관협회와 ㈔한국사립박물관협회를 통해 정부로부터 해설사·학예인력 지원사업 등의 명목으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4751만원을 지원받았다. 유 의원은 “홍 사무총장이 박물관 인수 뒤 해마다 국고보조금을 수령하면서도 외국인 노동자를 착취한 것은 국제적 망신”이라고 말했다.
홍 사무총장의 거짓 해명 사실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입에 발린 ‘말사과’보다 책임지는 행동을 하십시오. 정중한 사과와 겸허한 공직사퇴로!”(@met****), “벼룩이 간 제대로 내어 먹은 건가? 새누리당 사무총장이라는 사람이 거짓말 까지”(@mer****),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면 가려지는가? 나만 안 보이고 다른 사람들은 다 보이는거지”(@sig****), “사인까지 해 놓고는 무슨...새누리당 사무총장답다”(@eld****)라며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