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법인 호루라기(이사장 이영기, 이하 호루라기재단)가 내부공익신고자의 실태보고서를 발간하고 발표회를 가졌다. 호루라기재단은 공익제보자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다.

호루라기재단은 28일 오후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보고서 발표회를 열고 내부공익신고자 겪는 인권침해 사례를 전했다.

이번 보고서는 호루라기재단과 국가인권위원회가 2013 인권단체 협력사업의 일환인 “내부공익신고자 옹호 및 신장을 위한 프로젝트” 차원에서 우리 사회의 내부공익신고자 41건에 대한 42명(동일 사안 2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한 결과를 정리한 것이다.

이날 호루라기재단의 이영기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이번 공익제보자들의 인권실태보고는 우리나라에서 최초 사례”라며 “상당히 의미 있고 중요한 자리”라고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또 “사회가 깨끗하고 공정하려면 부정과 비리가 없어져하는데 부정과 비리가 이권과 연결돼 있어 어렵다”며 “이권이 있는 곳에는 부정이 은밀하게 진행하게 되며, 이는 내부고발 없인 알기 힘들다. 하지만 내부고발을 하는 사람은 인권의 사각지대에서 어렵게 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이사장은 이어 “공익제보자 인권실태조사를 통해서 앞으로 우리사회의 내부공발 공익제보가 더욱 활성화 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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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에 따르면 내부공익신고자 42명 중 25명(60%)이 신분상 불이익의 대표적 유형인 파면과 해임을 당했으며, 이 중 구제된 경우가 11명에 불과했다.

이지문 호루라기재단 상임이사는 “내부공익신고자들 중 28명이 내부고발 이후 직장상실 등 신분상 불이익 등으로 경제적 곤란을 겪었다”고 밝히며 “이로 인한 이혼과 잦은 부부싸움, 애인과의 결별 등 인관관계에서도 어려움을 겪은 경우도 31명에 달했다”고 말했다.

이 상임이사는 이어 “특히 내부공익자를 보호하는 부패방지법과 공익신고자보호법이 시행된 후에도 파면․해임된 25명 중 법 시행 이후 파면․해임이 20명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번 조사결과를 통해 보호법의 한계에 대해 여실히 알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지문 상임이사는 1992년 백마부대에서 중위로 복무하던 중 14대 총선에서 군대 내에서 부재자투표에 여당 후보를 찍으라고 상관이 병사들에게 요구한 부정선거를 폭로한 바 있다. 그 결과  그 해 12월 대선에서 장병들이 영외에서 투표를 진행할 수 있었다.

공익제보자들의 구체적 인권침해 사례 보고도 이어졌다.

2004년부터 2006년까지 국책연구원으로 근무했던 이재일 씨는 부정한 방법으로 출장비와 연구지를 만들거나 연구계획을 위조해 금액을 타낸 다음 개인카드비용, PDA 구입 등 개인 비용으로 유용한 사실을 내부 고발했다.

이씨는 이날 “부당한 행위에 동조할 것을 거부하자 집단 따돌림과 언어폭력은 물론 상해 위험, 허위 사실 유포, 심지어 살해 위협까지 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당시 어린 나이에 여성이었던 이씨는 “성적으로도 모욕감을 주는 말을 많이 들어 괴로웠다”고 토로했다.

이후 이씨는 공익제보자센터의 도움을 받아 부패방지위원회(현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했으며, 2004년 10월부터 21개월 동안 직원 318명이 모두 1천 235건의 국내출장을 거짓으로 신고해 출장비 총 4억 8천만원을 횡령한 사실을 확인했다.

또 다른 공익제보자이면서 공익제보자와 함께하는 모임의 대표를 맡고 있는 김용환 씨의 증언도 이어졌다. 그는 대한적십자사 중앙혈액원에서 근무하던 2003년 다른 직원 3명과 함께 혈액사업본부가 에이즈와 간염, 말라리아 바이러스에 감염된 혈액을 환자 수혈용과 의약품 제조용으로 유통한 사실을 언론에 익명으로 제보한 사실을 증언했다.

김씨는 “평소 혈액관리에 대해 여러 차례 내부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변화의 조짐이 보이지 않아 언론에 알리게 됐다”며 “오히려 적십자 측은 에이즈환자 비밀누설 혐의로 우리를 고소해 긴급 체포도 당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감사원 특별감사로 제보가 사실임이 밝혀지자 풀려났지만, 적십자 측은 명예 실추와 근무기강 문란을 이유로 다시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며 “그 후 적십자는 내부공익신고자로 인정, 보호해야한다는 부패방지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징계를 철회했다”고 밝혔다.

김씨와 나머지 공익제보자는 지금도 적십자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이들의 제보로 인해 국무총리 산하에 혈액안전관리개선기획단과 보건복지부에 혈액안전관리 전담부서인 혈액정책과가 신설된 것으로 전해졌다

호루라기재단은 이날 국민권익위원회에 공익제보로 인해 정신적 피해를 받은 신고자에 대한 정신건강 상담센터 운영과 재취업 알선 및 실업자 교육 지원 등 구제 대책과 내부공익신고자에 대해 보복행위를 한 사람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내부고발에 대한 인식 전환을 위한 교육과 홍보를 대안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