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국정원 ‘오빤 MB 스타일’도 집중 유포

<한겨레> “사이버사령부 대선개입 의혹, 4명 아닌 5명”

대선 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국군 사이버사령부 요원이 국방부 조사본부가 22일 발표한 4명이 아니라 5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이 지난해 8월 국가정보원이 조직적으로 유포한 ‘오빤 MB 스타일’ 동영상을 확산시킨 정황도 드러났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실과 <한겨레>에 따르면, 군 사이버사 요원들의 인터넷 활동 분석 결과 군인 A씨가 ‘숟가락’(@spoon1212)이라는 이름으로 다른 요원들과 함께 활동한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이로써 트위터 활동을 통해 지난해 대선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는 군 사이버사 요원의 수는 군인 2명, 군무원 3명 등 5명으로 늘었다.

특히 새로 확인된 요원 ‘숟가락’은 지난해 8월30일 이종명 국정원 3차장 산하 심리전단이 상부의 지시에 따라 조직적으로 생산·유포한 ‘오빤 MB 스타일’이란 동영상을 동료 요원들인 ‘밀리로거’(@zlrun777), ‘광무제’(@coogi1113)와 같은 시기에 다양한 방식으로 확산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숟가락’은 블로그와 트위터를, ‘밀리로거’는 블로그·트위터·미투데이를, ‘광무제’는 트위터를 각각 이용해 MB동영상을 퍼날랐다. 이런 방식은 앞서 검찰의 대선 개입 의혹 사건 수사에서 드러난 국정원의 인터넷 글 생산·확산 방식과 동일한 것. ‘숟가락’의 블로그와 트위터에 있던 MB동영상은 현재 삭제되고 없다.

<한겨레>는 군 사이버사 요원들과 국정원 요원들이 같은 시기에 완전히 똑같은 내용으로 올린 3종류, 44건의 트윗이 추가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앞서 군 사이버사 요원들은 국정원 요원의 트윗 22건을 리트윗한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따라서 군 사이버사와 국정원 요원들이 서로 리트윗한 것으로 의심되는 트윗은 이날까지 모두 66건으로 늘어났다.

ⓒ'유투브'
ⓒ'유투브'

국방부는 22일 합동조사 1차 결과를 발표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언론에 보도된 4건의 소셜네트워크 계정이 군 사이버사 군무원 3명과 현역 군인 1명의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자들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한 것이고 별도의 지시는 받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부대 차원의 조직적 개입 여부와 여타 기관과의 연관성 등을 밝히기 위해 수사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국방부 합동조사단은 군 사이버사의 대선 개입 의혹이 제기된 지 일주일이 지난 이날에야 사이버사를 압수수색했다. 그 사이 증거로 확보했어야 할 상당수의 인터넷 글들은 이미 삭제된 상태다.

한편, MB동영상은 지난달 30일 열린 원세훈 전 국정원장 재판에서 국정원 심리전단의 중간 간부였던 이 모씨가 “대통령을 옹호하는 내용의 영상을 올리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법정에서 진술하면서 영상의 실체가 드러났다.

MB동영상은 가수 싸이의 노래 ‘강남스타일’을 패러디한 동영상으로 지난해 8월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 내 성과를 강조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군 사이버사 요원들은 기존 MB동영상에서 그치지 않고 패러디한 새로운 동영상을 내놓기도 했다. 또한 ‘오빤 독재스타일’이라는 제목으로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제1비서를 비판하는 동영상을 퍼나르기도 해 국정원뿐만 아니라 군 사이버사도 대통령 홍보에 조직적 동원됐다는 의혹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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