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0일 브루나이에서 열린 동아시아 정상회의 직후 중국의 리커창 총리, 미국의 케리 장관 순으로 환담을 가졌다.

이와 관련 외교 당국이 양국의 형평성을 고려해 박 대통령이 케리 장관과 악수하는 사진을 쓰지 말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지나친 강대국 눈치보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2일 <노컷뉴스>는 브루나이 취재 활동을 모두 마치고 자카르타행 비행기에 미리 타 있던 취재진들은 이해하기 힘든 황당한 요구를 받았다며 청와대가 박 대통령과 케리 장관이 악수하는 사진을 쓰지 말고 케리 장관의 목소리가 방송에 나오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청와대가 악수 장면 사진을 못쓰게 하고 케리 장관의 목소리가 나가지 못하게 한 이유는 중국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과 리커창 총리의 악수 사진이 없었는데, 이런 상황에서 박 대통령과 케리 장관이 악수하는 사진이 보도될 경우 형평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

청와대는 비슷한 이유에서 취재진까지 입석했던 박 대통령과 케리 장관의 모두 발언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가 미국 언론에 내용이 공개되자 뒤늦게 인사말 수준의 발언 내용을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모습들은 일본의 집단자위권 행사에 대한 미국의 환영, 미국 주도의 TPP에 대한 중국의 견제 등 미‧중 신경전에 우리나라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단적인 현실이라고 <노컷>은 지적했다.

<노컷>에 따르면 이해하기 힘든 장면은 지난 5월 박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방문 했을 때도 있었다고 전했다. 당시 박 대통령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베푼 국빈 만찬에 한복을 입었다.

청와대는 당시 박 대통령의 한복 입은 모습이 국민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것으로 보고 취재진에게 사진을 제공하고 한복 색깔이나 모양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까지 했다. 그러나 국빈만찬은 공개하지 않는 게 중국 관례라는 사실을 안 외교 당국이 부랴부랴 사진을 회수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고 <노컷>은 전했다.

▲ 자료사진 ⓒ 뉴스Y

이 같은 보도에 네티즌들은 ‘눈치외교’라며 날선 비난을 쏟아냈다.

네티즌 ‘돼*’는 “미국, 중국의 눈치는 잘도 보면서... 국민의 눈치는 보지 않으면서 국민을 섬긴다고 홍보하는 정권!”이라고 꼬집었고, 아이디 ‘프*’는 “악수하는 사진도 외교 결례라는 청와대가 정상간 대화록공개는 어불성설이다”고 비꼬았다.

또 다른 네티즌 ‘웰*’은 “미국이 변심할까 봐 불안하고. 중국이 어쩔까 봐 걱정되고. 북한이 일 저지를까 봐 걱정되고. 사진이라도 잘 실어서 괘씸죄나 안 걸리겠다는 사대주의 근성. 비굴한 외교”라며 맹비난했다.

이밖에도 “박근혜가 외국 정상들하고 나눈 얘기도 다 까라. 비공개니 뭐니 주접떨지 말고”(댑*), “눈치외교”(서**), “NLL 대화록도 다 까발려진 마당에 그깟 사진 몇 장 가지고 난리들이셩”(쟈**), “이런 이미지에 에너지 소비 그만하고 제발 국가 실익이나 챙겨라. 이런 정신머리로 나라가 바로 서겠냐? 언제까지 눈치 보고 살래”(겨울**), “대한민국 5천만 국민 눈치나 제대로 챙겨라. 정말 국민 자존심 뭉개진다”(강**)라는 등의 비난이 잇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