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1998년 폐지된 ‘국방정신전력원’(이하 정신전력원)을 연내 설립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경향신문>은 국방부가 지난 9일 김관진 장관 주재로 군무회의를 열고 장병 정신교육 강화를 위해 ‘정신전력원’을 올해 12월까지 설립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국방부는 지난 4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업무보고에서 2010년 천안함 사건 이후 꾸준히 정신교육 강화 필요성이 제기됐다는 이유를 들어 내년 1월 개원을 목표로 ‘국방정신교육원’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신전력원은 야전부대 지휘관과 정훈장교 등 장병 정신교육을 담당하는 교관을 교육하고, 정신교육 자료를 생산하는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신전력원은 합동군사대학교 산하로 대전 유성구 소재 자운대에 설치되며 원장은 현역 군인(장성급) 또는 민간 전문가(국장급) 중에서 선발될 예정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경향신문>에 “장병 정신교육을 각 군에서 하다보니 불필요한 논란과 오해를 낳기도 했다”며 “전문성과 일관성을 갖춘 장병 정신교육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과거 정신교육원이 사상교육을 강조했던 것과 달리 정신전력원은 전투형 부대 육성을 위한 군인정신 함양과 국가관 및 안보관 확립에 강조점을 두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 MBC 영상

정신전력원은 1977년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지시로 설립된 국군정신전력학교가 모태다. 이후 국방정신교육원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하지만 1998년 시대조류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 등으로 폐지됐다.

당시 정신교육원 교육내용의 상당 부분이 공산주의 또는 진보적 정치이론을 비판하는 것이었고, ‘고토 수복론’과 같은 비합리적인 역사교육도 포함되어 있었다. 때문에 이번 국방부의 정신전력원 부활 추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이 당시와 크게 다르지 않다.

군사전문가인 김종대 디펜스21 편집장은 “정신전력원은 안보논리를 조직 확장에 이용하는 전형적인 케이스”라며 “현시대에는 필요하지도 않은 구시대 유물에 예산과 조직만 낭비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군의 정신교육 강화를 전담하는 기관을 부활시키는 것은 장병들에 대한 ‘사상 검증’을 강화하는 데 악용될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유신시대로의 회귀라는 것이다.

또한 전신 격인 정신교육원의 ‘재탕’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정신교육원도 장병들의 투철한 국가관을 확립한다는 취지에서 설립됐지만 주입식 반공 이데올로기 교육 위주로 진행돼 비판 끝에 폐지됐다. 군은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을 ‘종북세력’으로 매도하는 정신교육을 진행하다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이같은 소식에 인터넷상에서도 ‘유신회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네티즌 ‘No*****’ “유신정권 친위대 만들 일 있냐?”며 비난했고, 또 다른 네티즌 ‘유**’은 “뒤로가는 열차을 타고 신이나게 달려가요. 설국으로”라고 비꼬았다.

한 네티즌(ssb****)은 “일본군 장교 다까끼 마사오, 독립군 때려잡던 박정희의 망령, 이미 썩어문드러진 유신의 망령이 자꾸 되살아나는구나! 오호라...이 나라를 어찌해야 할까?”라며 개탄했다.

이밖에도 “이러다, 학교에서 국민 교육헌장 외우기 대회, 반공 궐기 웅변대회도 열리는 거 아냐?”(안**), “이건 뭐 여당 선전기구 아닌가? 국군이란 명칭도 새누리군으로 바꾸지”(qfa***), “그녀 상상의 타임머신은 유신의 나라로”(com*******), “곧 새벽종도 울리겠당~”(toto*****)라는 등의 비난이 쏟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