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정문헌‧이철우 의원이 국정원 국정조사특위를 사퇴하면서 민주당 진선미‧김현 의원의 동반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두 의원에 대해 NLL(북방한계선) 논란을 사실상 촉발시켰다는 이유 등을 들어 특위 위원 사퇴를 요구해왔다. 정문헌‧이철우 의원이 사퇴함에 따라 새누리당에 의해 국정원 여직원 인권 유린 혐의로 고발된 진선미‧김현 의원의 거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디어스>에 따르면, 정문헌‧이철우 의원은 9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국정원이 여야 정치공방의 중심에 선 것이 매우 안타깝다”며 “국정조사 특위 위원으로 참여해 국정원이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개혁안을 마련하려 했지만 민주당은 우리 두 사람에 대해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있다”며 특위 위원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민주당 김현‧진선미 의원이야 말로 (국정원 여직원 감금 관련)현재 진행 중인 검찰 수사의 직접 이해관계 당사자에 해당된다”며 “국정조사법이 정한 제척사유에 따라 두 의원은 특위 사퇴가 이뤄져야 한다. 위원직 사태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현‧진선미 의원이 사퇴하지 않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기자들의 물음에 이철우 의원은 “국정조사를 원활히 진행할 의사가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겠다”고 답했다고 <미디어스>는 보도했다.

▲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 ⓒ 정문헌 의원 공식사이트

새누리당의 진선미‧김현 의원 사퇴 요구에 대해 국정조사 특위 민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마치 도둑이 조사를 앞두고 조사를 회피하려는 목적으로 경찰에게 ‘당신도 그만두라’는 요구를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 의원은 “김현, 진선미 의원은 대선 전부터 국정원 불법대선개입 사건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고 파헤치려고 노력했고, 국정조사를 성사시킨 숨은 주역이자 공로자들”이라며 “국정조사를 방해, 반대하려는 정문헌, 이철우와 도매급 처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정 의원은 정문헌, 이철우 의원의 사퇴 배경에 대해 “이런저런 말도 안 되는 이유로 국조특위를 방해, 회피하려고 했던 새누리당이 어제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조사 언급에 화들짝 놀라 스스로 자격 없는 분들이 그만 두지 않았나 추측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본회의에서 국조특위 임명 받은 정문헌 의원은 (국정조사 계획서 처리 안건에)기권표를 던졌고, 이철우 의원은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나와있다”면서 “새누리당 특위 위원 9명 중 찬성표를 던진 사람은 두 사람밖에 없었다”며 “(새누리당이 국조에 대한)소극적 태도를 넘어 반대, 방해 하려는 것이 표로써 여실히 드러난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문헌 의원 등이 진선미‧김현 의원에 동반사퇴를 요구한 것을 두고 SNS상에서는 정문헌 의원은 국조 특위 사퇴가 아니라 약속대로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와 관련, 탁현민 성공회대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tak0518)에 “도둑이 도둑질을 그만 둔다고 경찰이 경찰직을 그만두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일침을 날렸다.

이창수 법인권사회연구소 준비위원장‏(@leesns)은 “정문헌은 약속대로 의원직을 사퇴해야지 국조특위 위원사퇴로 면피하고 진선미 의원 동반사퇴 끌어내려 이중꼼수 부리지마라. 정문헌은 당장 의원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최민희 민주당 의원(@motheryyy)또한 “코메디도 이런 희대의 블랙코메디가 없다”고 꼬집었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heenews)는 “의원직 사퇴해야 마땅한 분이 고작 특위위원직 사퇴하고는 국정조사 막다니, 끝까지 국정원 수비대 노릇입니까?”라고 비판했다.

이밖에도 ‏네티즌들은 “새누리는 국정원 국정조사를 하고자하는 마음이 없는거다. 정문헌은 국회의원직을 사퇴해야해야지 국조특별위원 사퇴? 격에 맞지 않는다. 결국 이렇게 7월 한 달 날려버리는 것이 새누리가 국조에 임하는 자세다”(cool******), “국회의원직을 사퇴해야지! 별것도 아닌 것으로 언론플레이...민주당은 왜이리 무능? 매번 끌려다니니”(as******), “애초에 자격이 없는 것들이 사퇴를 한다고 한다. 정문헌은 국정조사 특위위원 사퇴가 아니라 국회의원직 사퇴를 해야 할 것!”(zeen******), “반드시 물타기해서 불법 선거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돌리라는 특명이라도 받으신건지? 니들 때문에 새누리당이 집단적 난독증에 시달려요. 책임지세요!”(oh****)라는 등의 비난을 쏟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