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관권선거에 호남을 들러리 세우지 말라”고 경고했다.

최혜영 원내대변인은 12일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실은 민생토론회가 관권선거의 장(場)이 아니라고 강변하지만 대놓고 호남을 패싱하며 텃밭과 격전지만 찾는 대통령의 행보가 총선용이었음을 입증하고 있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나마 전남과 광주를 뭉뚱그려 공동 개최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들이 나오는 모양인데 한마디로 구색 맞추기로 들르는 시늉만 하겠다는 말”이라며 “관권선거의 장이니 어차피 표가 안 나올 곳은 패싱하거나 찾는 시늉만 하겠다는 말”이라고 꼬집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민생토론회는 수도권 12회, 영남 4회 등 모두 19차례 열렸다. 그러나 야당의 텃밭인 호남에서는 현재까지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강원특별자치도 춘천 강원도청 별관에서 '민생을 행복하게, 강원의 힘!' 주제로 열린 열아홉 번째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최 대변인은 “정부여당이 아무리 ‘대통령의 정당한 국정 수행’이라고 우겨도 민생토론회는 대통령의 선거 중립 의무 위반”이라며 “이런 범죄행각에 호남을 들러리 세울 생각하지 말라”고 전했다.

이어 “대통령은 헌법과 공직선거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선관위를 향해 “공정한 선거의 심판관으로서 정권 눈치를 보지 말고 윤석열 대통령의 선거 개입 의혹을 즉각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민중의소리>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월부터 주2~3회 진행하고 있는 민생토론회 발언들 중 “군사보호구역 해제”를 포함한 상당수가 행정안전부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재 사례와 일치한다고 보도했다.

행안부와 선관위가 총선과 같은 전국단위 선거를 앞두고 각각 ‘공직선거법 등에 따른 공무원이 지켜야 할 행위기준’, ‘공무원의 선거관여행위 금지 안내’ 자료집을 발간해왔는데, 여기에 담긴 ‘공무원의 선거중립 의무 위반 및 위반 우려’ 및 ‘공무원이 할 수 없는’ 사례 상당수가 윤 대통령의 민생토론회 발언 사례와 부합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매체는 “윤 대통령이 민생토론회 19회차 동안 발표한 ▲지역별 일자리 창출 ▲서산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 ▲울산 그린벨트 해제 및 농지이용 규제 해제 ▲출산지원금 비과세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원전 시설 투자 및 R&D(연구개발) 세제 혜택 등이 위에 특정된 선관위 제재 사례에 부합한다”고 전했다.

특히 행안부는 같은 자료에서 공무원의 선거중립 의무 위반 우려가 있는 또 다른 사례로 “선거가 임박한 시기에 이뤄진 국무위원 등 고위공직자의 지방방문-국무위원을 비롯한 고위공직자들이 선거 임박 시기에 연두순시 등의 일환으로 지방을 방문하면서 건의사항을 수렴하고 지역정책을 발표하는 것”이라고 적시했다.

이에 대해 선관위 관계자는 <민중의소리>에 “그동안 유권해석을 한 사실에 있어서 그 기준이 바뀌지는 않는다”면서도, 윤 대통령의 민생토론회 개별 발언이 제재 대상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는 “자료집 사례들이 기준이 되기는 하나, 개별 사례에 대한 판단에 있어서는 다른 전체적인 요소를 다 고려하기 때문에 (공무원의 선거중립 의무) 위반이라고 일률적으로 선을 긋기에는 어려운 면이 있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