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빨치산’ 색깔론에 기자 “당시 군대·국가 없어 독립군들은 다 비정규군”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 관장은 홍범도 장군의 소련 공산당 가입에 대해 30일 “그쪽 관리들이 농작물을 다 뺏어버리니 그것을 막기 위해(입당한 것)”라고 말했다.
<홍범도 평전>의 저자인 김삼웅 전 관장은 이날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독립군들이 어디서 먹고 살면서 전쟁을 해야 되는데 농토가 필요했다”면서 이같이 설명했다.
김 전 관장은 “소련에서 받아온 돈으로 야산이나 늪지를 개간해 농촌을 만들었는데 수확할 때쯤 되면 지역토착이나 관리들이 뺏어버렸다”며 “그래서 홍범도 장군이 유명하고 러시아에서도 알려져 있으니 (독립군을 대표해서)공산당에 입당한 것”이라고 했다. 즉 “둔전병을 하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나라도 자유당 때 자유당 당원증이라든가 박정희 정권 때 공화당 당원증이면 시골 이런 데서는 상당히 통했지 않은가”라고 예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김 전 관장은 “홍범도 장군은 이념적으로 공산주의에 매몰된 분이 아니다”며 “오히려 성향을 따진다면 민족주의”라고 했다.
그는 “블라디보스토크에 체류할 때 대종교나 민족종교, 관학 회복 등에 막대한 자금을 지원했다, 단군을 구심점으로 삼아야 된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이순신 장군 이래의 대첩을 이룬 그런 장군을 공산주의자라는 말을 붙인다는 것은 얼마나 무지한 행태인지, 평전 한 권이라도 제대로 읽어보지 않았던 사람들 아닌가 싶다”고 비판했다.
전날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과 예비역 장성들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련공산당 가입 및 빨치산으로 활동했던 홍범도 흉상이 사관생도 양성의 상징적인 교육현장에 있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며 “국방부의 조치는 매우 적절하다는 것이 예비역 군인들의 의견”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28일 기자들에게 보낸 ‘육사의 홍범도 장군 흉상 관련 국방부 입장’이란 자료에서 “홍범도 장군의 빨치산 증명서에는 활동기간이 1919∼1922년으로 기록되어 봉오동과 청산리전투에도 빨치산으로서 참가했다는 의혹도 있음”이라고 기재했다.
이에 대해 29일 진행된 국방부의 정례브리핑에서는 출입 기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한 기자는 “빨치산은 partisan에서 넘어온 말이다. 비정규군”이라며 “당시에 우리나라 군대도 없고 국가도 없는데 이 당시 독립운동한 사람들 다 빨치산이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그때 활동한 걸 (6.25 전후의 빨치산과 비슷한 것처럼)빨치산이라고 하면 이게 얼마나 참 부끄럽고 이게 천박하냐”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기자도 “홍범도 장군이 활약했던 20년대는 레닌의 공산당이고 북한군을 사주해서 6.25 남침을 한 공산당은 스탈린의 공산당으로 레닌의 공산당과 스탈린의 공산당은 아주 다르다”며 “이걸 국방부가 공문서로 기자에게 주면 문제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1920년대, 1919년대 빨치산하고 김일성하고 스탈린하고 아무 관계없다”며 “김일성이 그때 몇 살이었나, 김일성은 1912년 태어난 사람이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1919년부터 1922년까지 빨치산 자격으로 전투에 참가했다고 이게 문제가 된다? 왜 문제가 되느냐”라며 “국민을 향해 만든 공문서이다, 이렇게 어설프게 역사적 식견도 없이..”라고 질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