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후쿠시마 핵 폐수 방류를 개시함에 따라 우리 국민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실이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건 정치 선동이 아니라 과학”이라는 주장을 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핵 폐수 방류 개시 관련 입장을 묻는 질문에 “총리께서 정부 입장을 상세하고 충분히 전달했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관련 언급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총리가 대통령의 뜻과 다른 얘기를 하겠나”라고 반문했다.

▲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한 시민이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가 적힌 깃발을 흔들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발표한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에 놓고 오로지 과학과 국제법을 바탕으로 국제사회 및 일본 정부와 협의해 우리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최선의 안전대책을 이끌어내는 것이 역대 정부의 일관된 목표이자 원칙”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 정부는 일본 정부에 대해 앞으로 30여년간 계속될 방류 과정에서도 투명하고 책임감 있게 정보를 공개하길 기대하고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09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중단'을 촉구하는 피켓을 노트북에 부착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야당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비겁하게 숨지 말고, 일본 핵 오염수 해양 투기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걸린 중차대한 사안”이라 강조하며 “도대체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는 사람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으니 비겁하기 이를 데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는 그동안 일본의 핵 오염수 해양 투기를 막을 골든타임을 허송세월로 보냈다. 일본 정부를 설득하는 대신 우리 국민이 포기하기를 기다리며 일본 정부의 주장만 대변했다”며 “일본 정부가 할 일을 우리 정부가 대신해 준 꼴”이라고 규탄했다.

이어 “오죽하면 일본 정치가와 언론이 윤석열 대통령이야말로 일본 가치관과 가장 일치하는 대통령이라고 극찬을 하겠냐”며 “수치스럽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국민 대신 일본을 선택한 윤석열 정부는 이제 대한민국 정부로서 자격을 상실했다. 정부에 배신당한 국민의 분노를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